소니가 세계 LCD TV 2위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2분기 LG전자에 2위를 내준 뒤 1년여 만에 되찾은 것. LG전자는 연간기준으로는 2위자리를 지켰다.
소니가 위탁생산을 늘리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 LG전자와 소니의 2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니는 LCD TV 790만대를 판매하며 같은기간 750여만대를 판매한 LG전자를 간발차로 따돌리고 세계 판매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의 지난해 4분기 실적집계가 마무리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1천100만여대의 LCD TV를 판매,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전분기 보다 판매량을 40% 가량 늘리며 분기 첫 1천만대 시대를 연 것.
LG전자도 지난 4분기 전분기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750만여대의 LCD TV를 판매하면 분기 기준 판매량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기간 소니가 판매량을 60% 가량 늘린 790만대 이상을 판매, 판매량에서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지난 2009년 2분기 LG전자에 내준 2위 자리를 1년여 만에 탈환한 것.
소니 관계자는"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북미지역 등에서 지난해 선보인 '일체형'의 새 디자인 콘셉트인 '모놀리틱', 새 서비스 '큐리오시티'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왕의 귀환? LG전자 vs 소니 2위 '불꽃' 다툼
소니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 증가세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0%를 넘어서는 60%대. 압도적인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1위와 2위를 잇달아 허용하며 TV 시장 맹주 자리를 내준 소니가 절치부심 끝에 가파른 성장세로 반격을 본격화한 셈이다. 실제 소니는 지난 2009년 수익성 강화 등의 이유로 아웃소싱을 대폭 확대해 왔다.
프리미엄 이미지에 가격경쟁력을 더하며 지난해 저가경쟁 등 파상공세를 펼치며 시장 탈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소니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당장 소니와 LG전자의 2위 다툼은 말 그대로 치열한 접전이다. 소니는 지난해 2분기에도 LG전자와의 판매량을 5만대 수준까지 좁히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번 4분기 마침내 추월에 성공했다. 연간 판매량도 2천163만대로 2천330만대를 판매한 LG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같은 치열한 시장 2위 다툼은 최근 TV 기술을 둘러싼 특허침해 소송 등 확전양상을 보일 정도. 그러나 소니의 지난 4분기 반격이 시장 2위 굳히기 등 본격적인 새판짜기로 이어질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4분기 소니의 판매량 확대가 '에코포인트' 종료를 앞둔 일본 TV시장의 대기수요가 몰린 효과 등도 컸던 때문이다.
에코포인트는 TV·냉장고·에어컨 등 정부의 친환경 조건을 충족시킨 제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의 최대 10%를 포인트로 되돌려 주는 제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일본 TV시장은 에코포인트 종료전에 제품 구입을 서두른 소비자들로 월 100만대수준이던 시장이 600만대 이상으로 커졌다"며 "내수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소니도 100만대 이상의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3월 결산법인인 소니는 최근 2010년도(2010년4월~2011년 4월) 판매량을 2천500만대에서 2천300만대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누적 판매량을 감안할 때 올 1분기 판매량을 500만대 후반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LG전자가 2위를 되찾을지, 소니가 오히려 격차를 더 벌리며 2위를 굳힐 지 주목된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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