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들이 내놓은 국산신약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개량신약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료정보 조사기관 유비스트가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산신약의 경우 동아제약의 '스티렌'과 SK케미칼의 '조인스'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원외처방 실적은 병원이 외래환자에게 처방해 병원밖 약국에서 판매된 전문의약품의 매출로, 병원 입원환자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을 제외한 처방의약품 실적이다.
스티렌은 지난해 원외처방시장에서 75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이후 2년 연속 700억대 거대품목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보이며 국산신약 부문의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인스 역시 지난해 대비 11.7% 성장하며 220억원대 매출을 기록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국산신약들은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지난해 전년 대비 24.6% 감소한 129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해외 임상과정에서 불거진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이후 쉽사리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의 '레바넥스'는 출시 4년째인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약가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는 역류성식도염의 적응증을 아직 획득하지 못해 시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후발주자인 대원제약의 '펠루비'와 일양약품의 '놀텍'도 지난해 원외처방실적이 각각 18억원, 20억원을 기록해 시장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
이와는 달리 개량신약들은 지난해 6개 제품 모두가 원외처방실적 100억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개량신약은 기존 허가(신고)된 의약품을 복합제로 만들거나 용법·용량을 개선한 품목을 말한다. 신약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고 허가검토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많은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추세다.
한미약품의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은 출시 2년째인 지난해 41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개량신약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다른 개량신약인 '에소메졸' 역시 출시 3년째인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대웅제약의 위궤양치료제 '알비스'는 지난해 400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올리며 매출이 두자릿수 증가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밖에 동아제약의 '오로디핀'은 216억원, 안국약품의 '레보텐션'은 108억원, 종근당의 '프리그렐'은 76억원, 한림제약의 '로디엔'은 55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올리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경우 통상 개발기간도 10년 이상 소요되는 데다 100억원 이상의 비용 투자를 감수해야 되기 때문에 국내제약사들이 선뜻 뛰어들기 힘들다"면서 "개량신약의 경우 연구기간이 짧고 연구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독점판매기간도 3~7년으로 제네릭(복제약)의 6개월에 비해 길어 제약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 최근 대형 오리지널 약들의 특허만료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제네릭 생산으로 매출 성장에 한계를 느낀 국내 제약업계가 새 성장동력으로 개량신약에 몰두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제약사 매출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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