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오픈마켓 형태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한 데에는 대형 오픈마켓 사업자와 모바일 플랫폼 등에 밀려 점차 검색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빼앗기고 있는 고민이 자리한다.
오버추어와의 결별 이후 검색 광고 매출 성장세 둔화가 감지되고 있는데다, 모바일 인터넷 대중화로 기존 검색 시장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NHN에 검색 시장에서의 영향력 약화는 곧 회사의 근본적인 성장 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NHN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검색 시장 입지 뺏길 수 없어'…커져가는 NHN의 고민
현재 옥션과 G마켓, 11번가 등 이른바 빅3 오픈마켓 업체들의 사이트는 방문자수 기준 상위 10위권에 포진하며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트래픽이 광고비와 직결되는 것은 오픈마켓도 마찬가지인 만큼, 트래픽 싸움에서는 엄연히 포털과 오픈마켓이 경쟁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포털과 오픈마켓의 상호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가 자체 가격비교 사이트 '어바웃'을 론칭하면서 네이버에 주는 광고 물량과 수수료 부담을 줄인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네이버 지식쇼핑에 상품정보 데이터베이스(DB)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NHN으로서는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의 다양한 상품정보DB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검색 싸움에 밀릴 것이 우려되는데다, 주요 광고주이기도 한 옥션·G마켓의 독자노선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터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도 NHN의 고민이다.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트래픽이 오가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더이상 웹 기반 인터넷 검색시대의 경쟁력이 유효할 수 없기 때문이다.
◆NHN식 오픈마켓, 성공할까
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9일 이사회를 거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위한 실질적인 기반은 이미 2~3년 전부터 마련해 왔다.
이베이 출신의 박종만 부사장을 영입해 e커머스본부의 수장으로 앉힌 것이나, 쇼핑캐스트를 통해 전자상거래 관련 트래픽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한 것, 원스톱 결제중개수단인 체크아웃 서비스 마케팅을 확대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NHN이 내놓을 전자상거래 서비스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지식쇼핑 내에 미니샵 형태로 오픈마켓을 구축하고, 체크아웃 서비스를 통해 결제중개수단까지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할 경우 앞으로 무궁무진한 성장이 기대되는 모바일 쇼핑 시장으로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NHN의 오픈마켓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판매 수수료 시장 나눠먹기를 넘어선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생과 동반성장이라는 화두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시기에, 인터넷 시장에서의 대기업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통해 손쉽게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라는 브랜드로 오픈마켓에 진출함으로써 그동안 오픈마켓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경쟁이 과열되어서 서비스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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