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을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덕분에 노키아 주가는 4일째 4% 가량 올랐다.
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킨 사람은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베렌버그은행의 애널리스트 애드난 아마드다.
그는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써서 노키아의 스마트폰에 MS의 운영체제(OS)를 실을 수 있도록 MS와 동맹을 맺을 것을 권고했고 이런 사실이 세계 유력지들에 의해 보도됐다.
노키아는 심비안을 고수함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에 31%까지 떨어졌다. 2009년 4분기에는 40%였다. 이 뿐만 아니라 노키아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21%가 급락했다.
MS와 노키아는 이런 소문에 대해 대변인을 통해 일단 부인했다.
그러나 두 회사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MS 출신인 스티븐 엘롭이 오는 2월 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에서 MS와의 동맹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가드너의 애널리스트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노키아와 MS의 연대가 단지 우리가 소망하는 생각일지도 모른다"면서도 "우리가 기대하는 커다란 발표가 확실히 있을 수도 있다"고 기대를 표현했다.
노키아는 이날 런던 행사의 주제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발표가 있을 때 이에 앞서서 애널리스트들에게 간단히 설명해주던 기존 관행과는 매우 다른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큰 발표'에 대해 기대를 더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지난 1월27일 스티븐 엘롭의 발언도 노키아와 MS의 동맹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에 더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실적발표 때 스티븐 에롭은 "노키아는 저가, 중가, 고가의 휴대폰 사업에서 별도의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새 전략 아래서 노키아는 다른 생태계를 스스로 만들거나 다른 생태계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생태계(ecosystems)'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는 정황상 MS의 OS와 협력하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MS와 협력할 경우 그 타깃 시장은 주로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는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지만 미국에서는 특히 약하다.
노키아는 2002년까지만 해도 미국 시장을 주도했었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 리서치인모션, 애플, HTC, LG전자, 모토로라 등에 시장을 완전히 빼앗기면서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은 2%로 쪼그라들었다.
MS의 OS를 기반으로 한다면 미국 시장에서도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노키아가 MS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MS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MS의 윈도폰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3%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 심비안, 애플, RIM 등이 앞에서 버티고 있다. 노키아와 협력한다면 이 점유을 상당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이 캐널리스의 애널리스트 피트 컨닝햄은 "현재 시장은 두 회사의 제휴를 위해 안성맞춤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와 MS는 사실은 지난 수년동안 제한적이나마 휴대폰 사업에서 제휴해오고 있다. 노키아가 윈도 오피스 같은 MS의 소프트웨어서 노키아의 'E시리즈' 스마트폰에 채택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MS의 검색엔진인 '빙'은 노키아가 2007년 81억 달러에 인수한 나브텍(Navteq)이 공급하는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두 회사가 제휴를 한다 해도 그 결과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가드너의 애널리스트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윈도폰7는 실망스런 상황이고 MS는 소비자들에게 휴대폰 관점에서 섹시하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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