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스티븐 엘롭이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작년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노키아는 작년 4분기에 매출 127억 유로에 순이익 7억4천500만 유로(한국 돈 약1조1천35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2009년 4분기에 비해 6% 오른 수준이지만, 순이익은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떨어진 것이다.
노키아 자체 집계결과 작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도 32%로 2009년 34%에서 2%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지난 18일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나 성장했다. 267억4천만 달러 매출에 60억 달러(한국 돈 약 6조7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노키아와 순이익을 단순비교할 경우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노키아의 이같은 고전의 원인이 스마트폰 OS 심비안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 환경에서 심비안의 신속한 대응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관심의 초점은 역시 심비안이었다. 몇몇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구글 안드로이드나 MS 윈도7을 채택하는 대신에 심비안을 포기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포마텔레콤스의 애널리스트 말리크 사디는 "(실적을 개선하려고 하면) 노키아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의 OS를 채택하고 심비안을 폐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엘롭 CEO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키아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산업이 변하고 있고, 노키아도 더 빨리 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같은 스티븐 엘롭의 발언 때문에 다음달 11일 런던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될 컨퍼런스에서 향후 노키아의 전략과 목표에 대한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사고 있다.
엘롭은 또 만약 노키아가 다른 OS를 채택하면 그것은 일부에 그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진은 아직도 회사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토론하고 있으며, 저가, 중저가, 고가 제품 중 어디에 우선권을 둘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롭은 그러나 최신버전인 심비안3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노키아는 이를 더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디는 "유럽과 북미에서 고가 스마트폰이 저가 일반폰을 급격히 대체하고 있고 2015년까지 유럽에서 팔릴 휴대폰 가운데 74%가 스마트폰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노키아가 스마트폰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노키아의 곤궁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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