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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비 갈등, KT 수정 제안 통할까


유·무선 분리 규제 완화 주장…스마트폰 가격 유지될 듯

스마트폰 보조금에 대해서는 이통사 맘대로 쓸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던 KT가 한 발 물러섰다. 대신 유무선 마케팅 비용 분리 규제를 완화하자는 수정 제안을 내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 LG텔레콤에 유선통신과 무선통신으로 나눠 집계하는 마케팅 비용 항목에서 2천억원 정도는 예외로 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약속대로 마케팅 비용을 서비스 매출액 대비 22%로 맞추고 스마트폰 보조금까지 포함하는 대신 유무선 마케팅 비용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KT의 이 같은 제안은 지난 달 22일 이동통신3사 CEO가 합의한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자율 준수' 약속을 지키면서도, 하반기에도 상당한 보조금을 뿌려 아이폰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케팅비 22% 제한'이라는 명분은 유지하면서, 아이폰 보조금은 현재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일단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부 긍정적인 반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LG텔레콤은 "KT의 제안은 마케팅비(보조금)를 줄여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요금을 인하하겠다는 의미를 희석시킨다"고 반발하고 있다.

◆KT 수정제안 먹히면, 스마트폰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아

지난 달 합의된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마케팅 비용을 서비스 매출액의 22%로 제한(광고비 제외)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 때 유선통신과 무선통신 마케팅 비용을 나눠 집계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KT 측은 유무선 마케팅 비용을 엄격하게 분리하지 말자는 제안을 한 것.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통3사의 전체 마케팅 비용은 여전히 22%로 제한되지만, 무선통신 분야의 보조금을 늘릴 수 있게 된다.

2천억원까지는 유선쪽에서 무선으로, 무선쪽에서 유선으로 돌려쓸 수 있기 때문.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무선쪽에서 쓸 수 있는 보조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곧 KT의 경우 마켓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유선쪽 보조금 중 일부를 빼내 아이폰 마케팅에 쓸 수 있다는 의미다. KT가 1분기처럼 2분기에도 아이폰 보조금에 집중할 경우 SK텔레콤 등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 보조금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케팅비 제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이통3사 셈법 달라…방통위는 3사간 합의 기대

KT가 낸 수정제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연내 300만대 보급이 목표인 스마트폰을 활성화하면서도, 전체 서비스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을 제한해 이동통신회사들의 투자없는 마케팅 출혈경쟁을 제어할 수 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KT의 이번 제안은 스마트폰 보조금을 22%에서 빼자는 게 아니라, 유무선을 분리하되 그 영역에서 이동의 자율성을 2천억 정도까지 주자는 것"이라면서 "다른 통신회사들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신중하면서도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5월부터 안드로이드폰 총공세에 나서는 SK텔레콤의 경우 KT만큼은 아니어도 보조금 지급 이유가 상당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최근 SK브로드밴드의 유선전화와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을 재판매하게 돼 유무선 분리 완화가 반드시 피해가 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제안이 결국 KT가 아이폰 가입자를 추가 유치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2천억원이라는 금액 대부분이 아이폰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금액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반면 LG텔레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KT의 제안은 사실상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원안(서비스매출액 대비 22%규제, 유무선 분리)에 비해 보조금 규모를 늘리는 것일 뿐 아니라 회계상 검증도 어렵다는 것이다.

KT가 앞으로도 아이폰에 많은 보조금을 쓸 경우 이동통신 3사간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은 유지될 것이고, 결국 스마트폰 라인업이 가장 약한 LG텔레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KT의 제안은 보조금을 줄이는 의미를 희석시키는 일"이라면서 "SK텔레콤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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