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4일 이명박 대통령 주제로 열린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전략' 발표회에서 스마트폰 무제한 정액요금제를 추진중이라고 발표하면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제한 정액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스마트폰 등을 통해 무선 데이터를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초고속인터넷처럼 한 달에 2만~3만원을 내면, PC에서처럼 휴대폰으로도 인터넷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무제한 정액요금제는 지금 당장 출시되긴 힘들 전망이다.
이번 발표 주체가 통신요금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지경부인 데다 당장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의 무선망으로는 급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금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인터넷요금제 전면 검토를 시사함에 따라 연내에는 어떤 형태로든 무선인터넷 데이터 요금인하가 실현된 전망이다.
◆방통위, 무선인터넷 요금제 검토 착수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5일 "통신요금은 지경부와 협의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경부가 '스마트폰 무제한 요금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하지만 그는 "지경부의 발표는 소프트웨어 업계 건의를 받아 이를 협의하자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방통위에서도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위해 종량제와 정액제 등 현재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 요금 전반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방통위가 진행 중인 이통3사의 무선인터넷 부당과금 조사와 연계해 종량제 상품 단순화와 무제한 요금제 도입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면서 "무선데이터 무제한 정액요금제가 장기적인 방향임에는 분명하나 현재는 와이파이(무선랜)가 대중화돼 있지 않아 이동통신망이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감당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방통위가 이통3사에 무선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정액제를 내도록 행정 지도한다면 P2P 등 데이터 용량이 큰 서비스는 제외될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요금내린 지 1년도 안 됐는데…" 정부 직접 개입 비판도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해 요금인하 과정에서 3사 모두 무선인터넷 요금을 크게 내렸는데, 1년도 안 돼 또다시 요금인하 얘기가 나오는 데 크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27일 KT는 스마트폰 무선데이터 종량요율을 패킷당 2.01원→0.25원으로 88%인하했다. 또 SK텔레콤은 정액요금제를 통해 무료 데이터량을 1.5배 확대하고 월 정액료를 19%인하하기로 했으며, LG텔레콤 역시 스마트폰 정액요금을 2만원(1GB)에서 1만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정부의 '스마트폰 무제한 정액요금제' 언급은 취지는 공감하나 과도한 규제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무선인터넷에서도 유선 인터넷처럼 요금제를 단순화하고 정액제를 도입하자는 취지에는 찬성하나, 정부가 나서 일종의 요금상품인 '스마트폰 무제한 정액제'를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선에서도 데이터 요금을 내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유통을 늘리겠다는 방향은 옳지만, KT의 유선전화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요금(음성)에 대해서만 요금 인가권만 갖고 있는 방통위가 직접 개입하는 건 잘못이라는 말이다.
◆요금제 단순화 이슈될 듯
전응휘 위원은 "무선데이터 무제한 정액요금제라는 상품을 출시하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음성과 데이터의 구분이 사라지는 올IP시대에 맞춘 정액제 상품을 대중화하도록 유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보면 4만5천원을 내면 음성 200분, 문자 300건, 무료데이터 500MB 등을 쓰도록 돼 있는데 어떤 사람은 음성은 많이 쓰고 문자나 데이터는 적게 쓰는 등 사람마다 사용 패턴이 다른 데 음성과 데이터를 나눠 요금제를 만든 것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선데이터 무제한 정액제 도입 여부보다는 ▲현재 있는 스마트폰 정액제에서 음성과 문자, 데이터의 구분을 없애거나 ▲종량제에서 텍스트·멀티미디어·VOD 등으로 나눠져 있는 걸 단순화하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대중화를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개선에 대한 각 주체별 입장이 크게 엇갈려, 무선인터넷 요금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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