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LG텔레콤이 6일 이상철 부회장(사진)의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공식 출범한다.
통합 LG텔레콤의 출범은 통신 시장에 KT, SK, LG라는 그룹별 경쟁체제가 도래했다는 걸 뜻하는 동시에, 정부가 13년동안 유지했던 후발사업자(LG군) 보호 정책을 점진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망(네트워크)보다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출범하는 통합 LG텔레콤이 어떤 혁신성으로 무장할 지 통신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철 부회장이 KT 사장 시절인 2002년 KT의 미래 비전으로 밝혔던 '밸류네트워킹컴퍼니(Value Networking Company)' 전략이 7년이 지난 지금 통합LG텔레콤 대표이사 취임사에서 어떤 경영비전으로 승화될 지도 관심이다.
◆탈(脫)통신...소프트웨어 파워로 무장할 듯
LG텔레콤 안팎에 따르면 통합법인은 퍼스널커뮤니케이션 본부, 홈 솔루션 본부, 비즈 솔루션 본부 등 3개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각 본부는 정일재 전 LG텔레콤 사장, 이정식 전 파워콤 사장, 고현진 전 LG CNS 부사장이 각각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부사장은 한국MS 대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등을 거친 소프트웨어 전문가여서, 금융이나 공공 등의 분야에서 통신과 접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지 주목된다.
특히 유필계 LG경제연구원 부사장(전 정통부 정책홍보관리본부장)이 대외 협력 업무 총괄로 영입되며 산하에 홍보와 정책개발, 사업협력 등을 둘 예정이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2002년 이 부회장이 말했던 '밸류네트워킹컴퍼니'는 단순한 전화사업자가 아닌 전화회선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킨다는 이야기여서 당시로선 쇼킹했다"면서 "이번에 비즈 분야에 류필계, 고현진 전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통신 마인드를 뛰어 넘는 구글이나 MS와 경쟁할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고 평했다.
◆조직 문화 추스리기, 규제 변화 대응은 숙제
통합LG텔레콤은 임직원 수 4천500여명(LG텔레콤 2천348명+LG데이콤 1천374명+LG파워콤 801명)에, 가입자 1천360명을 가진 기업으로 탄생했다.
3사가 합쳐진 유무선 통합 회사지만 SK텔레콤(4천400여명)과 임직원수는 비슷한 수준이고, KT(3만1천명)에는 크게 뒤진다. 또한 아무리 계열사간 합병이라지만, 서로 다른 역사성을 지닌 조직 문화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임원 수를 25명가까이 줄여 40명 선으로 운영하면서, 상대적으로 LG데이콤 출신이 피해를 봤다는 평가도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LG텔레콤 합병인가 과정에서 천명한 유효경쟁정책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일과 800㎒, 900㎒,2.1㎓ 중 어떤 주파수를 받아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도 이상철 대표이사에겐 과제다.
KT는 유선과 무선사업을 합쳐 19조원의 매출규모를,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합쳐 13조원을, 통합LG텔레콤은 7조7000억원 수준이니, 더이상 후발사업자를 보호하는 유효경쟁정책은 폐기해야 한다는 게 방통위의 판단이다. 또한 이같은 유효경쟁정책의 폐기 내지 개선은 올 해 접속료 정책에서 부터 실마리가 풀릴 전망이다.
주파수 할당 공고의 경우 이르면 1월 중에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이뤄질 전망인데, 3세대(G) 서비스가 없는 LG텔레콤에겐 미래 경쟁구도를 바꾸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올 해 상반기 중에 010번호통합, 접속료 등 빅 이슈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데, LG텔레콤 입장에서는 기존 차등화 정책 폐지시 연 700~8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이 문제가 LG텔레콤에겐 핫이슈"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효경쟁정책 폐지는 통신사간 내부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이나 타 산업과의)융합촉진정책으로 봐야 한다"면서 "LG가 정부의 규제 혜택에서 벗어나 스스로 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평했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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