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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20일 전쟁' 돌입


12월 임시국회 첫 날부터 날선 신경전…대충돌 예고

여야가 10일 12월 임시국회를 열고 2010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격적인 '20일 전쟁'에 돌입했다.

이번 임시국회는 20여일 밖에 안 남은 연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시간제한이 설정돼 있어 여야 간 공방은 초반부터 전면전 양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쟁점사안인 '4대강 사업 예산'을 두고 한 푼도 깎을 수 없다는 여당과 최대한 깎아내겠다는 야당은 한 치도 물러섬 없이 맞서고 있다.

만일 여야가 연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심사기일 지정을 통한 강행돌파와 본회의장 점거 등 총력저지로 인한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또 4대강 예산 외에도 '복수노조·전임자 임금' 문제, '미디어법 재논의' 여부 등을 두고 각 상임위를 중심으로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이고 있어, 작년 외통위 '해머'사태처럼 상임위 별 국지전으로 촉발된 극한대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야는 서로 물러설 수 없음을 입증하듯 임시국회 개회 첫날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발목잡기를 맹비난하면서 예산안 및 법안처리에 대한 속도전 의지를 다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정기국회 회기 동안 예산안 및 법안통과가 전무한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인 이종걸 교육과학위원장과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목하면서 "직무태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기국회 때 처리하지 못한 예산안 처리와 민생법안, 경제살리기 법안처리가 최우선 목표인 만큼 신속하게 최대한 마무리 짓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1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들에게 안겨드린 실망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같은 당 조윤선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예산안을 볼모 삼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민주당 등 야당이 진정으로 민생과 나라를 걱정한다면 예산안은 물론 민생 안정을 위한 각종 법안 처리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4대강 예산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심의 주체인 계수조정소위원회에 합의해 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 원내대표는 "15일까지는 이미 예정돼있는 예결특위 진행을 성실히 해 남은 기간 동안 이번 예산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목하고 부당성에 대해 들춰낼 것"이라며 "그러나 15일 이후는 소위로 진행돼야 하는데 4대강 사업 예산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입장 천명이 없는 한 소위 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국토해양위 날치기 사태를 볼 때 정부여당의 숨은 속셈은 어떻게든 예결위에서 날치기하고 전체 본회의에서 날치기할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정부여당의 태도가 분명한 이상 우리는 두 번 속을 수 없다"고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채권발행 이자를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돌려막기 식 탈법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관련예산 자체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비경제부처 관련 예산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사이버테러 대책, 탈북자 지원, 자전거 안전 인프라, 치안대책 등에 대한 예산 증액을 주장한데 비해 야당인 민주당은 4대강 사업 감사 실시, 정부부처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지원예산 삭감 등 주로 예산삭감과 정부사업 문제점 지적에 집중했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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