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한국IBM이 무려 53%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 최강자 자리를 되찾았다. 전통의 라이벌 한국HP는 이번 2분기에 35%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밀려났다.
19일 서버업계가 잠정 집계한 2분기 유닉스 서버(non-x86) 실적에 따르면 한국IBM은 800억원 가량의 판매고를 올려 매출액 기준 53%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이 회사는 51.8%의 자체 최고 점유율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이번 53%라는 점유율은 이를 뛰어넘는 것이다.
한국IBM은 2분기 주요 시스템 프로젝트 공급권을 독식하며 예상외의 높은 실적을 올렸다.
국내 대형 제조업체가 단행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에 자사 유닉스 서버를 대거 공급했고, 공공기관 및 통신업체에서 나온 프로젝트도 경쟁사 HP를 누르고 시스템 공급권을 따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되면서 서버업계 전통의 '황금밭' 역할을 했던 금융시장에서도 가상화 프로젝트 등의 단위 프로젝트가 이어지면서 이를 수주한 IBM의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하반기엔 HP가 웃는다?
하지만 올해 본격화된 경기 불황으로 2분기 국내 유닉스 서버 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든 1천300억원 규모를 형성하면서, 한국IBM의 실적도 다소 빛이 바랬다.
그나마도 2분기 시장은 제조 및 금융, 공공, 통신 산업부문 등에서 산발적으로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가 나와, 최악의 침체였던 1분기와 비교해서는 30% 가량 성장한 것이다.
한국IBM 엔터프라이즈시스템디비전 탁정욱 상무는 "2분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기는 했으나 전체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2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IBM이 이번에 라이벌 한국HP를 밀어내고 시장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시장에서도 강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한국HP의 독주체제가 무너지고 한국IBM과의 일진일퇴 공방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
한국HP 유닉스서버 담당자는 "3분기가 절반이상 지난 8월 19일 현재, 7월 이후 쏟아져나온 대규모 서버공급 프로젝트는 대부분 HP가 독식해 매우 높은 실적향상이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이지만 상반기 경기위축으로 시스템 투자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다시 구매에 나섰고, 이 수요를 HP가 챙겨왔다는 것이다.
올 해 최대 프로젝트로 꼽히는 제2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HP 유닉스 서버를 공급하게 됐고 제조산업에서도 대규모 공급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것이 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그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서버 공급건이 깜짝 발표되고, 이를 IBM이 수주하지 않는한 하반기에는 HP가 1위자리를 수복하게 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한편 유닉스 서버시장 3대 업체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매출액 기준 12%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라클로의 피인수 및 차세대 제품개발 중단 등 악재가 겹쳐 당초 경쟁사인 한국IBM과 한국HP 등에 상당수 입지를 빼앗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2분기에는 비교적 꾸준한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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