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장 안착에 번번히 실패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검색 서비스 '빙'을 앞세워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빙'은 지난 주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막강한 위세를 보이면서 '타도 구글'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에 밀려 고전해온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스탯카운터 글로벌 스탯이 5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빙'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점유율 71.47%로 여전히 1위를 독주하고 있지만 빙 역시 16.28%를 차지하면서 단숨에 2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단골 2위였던 야후는 10.22%로 한 계단 미끄러졌다.
지난 수년간 MS는 검색 분야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구글을 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검색 제왕 구글과의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MS가 검색 사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냉소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빙은 이런 분위기를 한번에 뒤집으면서 구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빙이 짧은 시간에 급부상한 데는 구글에서 찾기 힘들었던 '플러스 알파'를 갖춘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빙=구글+α
빙은 구글의 장점들을 대거 수용했다. 빙을 이용해 보면 구글과 사용자 경험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잡다한 링크 없이 검색창만 깔끔하게 표시된 첫 화면부터 대체적인 인터페이스가 비슷하다.
하지만 빙은 구글 인터페이스 기반에 '플러스 알파'가 몇 가지 추가 됐다. 구글에는 없는 ▲화면 왼편 관련 검색 링크 ▲퀵프리뷰 기능 등이다.
빙은 검색 결과 화면 왼편에 세로 창을 하나 만들어 관련 검색 및 사용자의 검색 내역을 링크로 제공한다. 스크롤바를 가장 아래쪽까지 내려야만 관련 검색 링크를 볼 수 있는 구글의 페이지에 비해 가독성이 좋다. 실제로 연구기관 유저센트릭의 눈동자 추적 조사 결과 빙의 관련 검색 링크는 구글보다 훨씬 가독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색 결과 항목에 마우스포인트를 대면 창이 하나 뜨면서 콘텐츠 내용을 간단하게 미리 보여준다. 이 퀵프리뷰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해당 정보가 원하는 정보인지 아닌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빙이 '포르노 검색엔진'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것도 포르노 영상 미리보기 기능때문이었다.
사용자가 최대한 빨리 원하는 정보를 찾게 한다는 게 MS의 전략이다. MS는 "빙은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돕는 검색엔진"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사용자가 최대한 빨리 사이트를 나가게 한다"는 구글의 컨셉트를 강화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보다 '상업성' 더 고려
'돈 되는' 서비스들은 빙이 구글보다 한결 정교하게 설계됐다. ▲가독성 좋은 스폰서링크 ▲쇼핑 최적화 기능 ▲캐시백 서비스 등으로 이를 파악할 수 있다.
유저센트릭의 눈동자 추적 조사 결과, 빙 검색 후 나타나는 스폰서링크가 구글의 스폰서링크보다 사용자 시선을 더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빙 스폰서링크에 시선이 가는 비율은 42%인 반면 구글은 25%다. 빙의 스폰서링크의 가독성이 구글보다 우수하다는 얘기다.
또 빙은 쇼핑 최적화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검색한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한 페이지에서 한눈에 알아보게 해준다. 가령 항공기 티켓 예약 시 각 티켓별로 가격, 항공편, 비행 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줘, 사용자는 원하는 상품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
또 빙 검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적립해주는 캐시백 서비스도 구글에는 없는 장점이다.
이처럼 빙의 장점들이 각광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구글과는 게임이 안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빙은 구글에 비해 축적된 데이터가 적고, 빙의 장점들이 구글을 위협할 정도로 다양하진 않다는 평이다. 또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내놔도 구글의 브랜드 파워에 밀릴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구글을 잡겠다"며 거액을 쏟아붓고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만 연출해온 MS가 이번엔 진짜 구글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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