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자로 유명한 기린이 자구노력에도 불구, 결국 부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5일 기린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기린은 최근 몇 년 사이 공장 설립을 위해 끌어들인 차입금의 금융 비용이 커진데다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상승해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2006년 5월과 11월에 경기도 수원 공장에 잇달아 아이스크림라인과 제과·제빵라인을 준공했다. 이어 2007년 11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공장을 기장군 정관면으로 옮기는 등 시설투자를 위해 650억원을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했다.
그러나 반여동 옛 공장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해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부재료의 가격이 인상돼 수익 구조도 급격히 악화됐다.
기린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CJ제일제당 등 몇몇 식품업체들과 인수합병(M&A) 협상을 벌였으나 번번이 무산되기도 했다.
궁여지책으로 자사의 간판 상품이자 전체매출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쌀과자를 롯데제과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납품하는 결정까지 내려야 했다.
그러나 매출을 이끌어 오던 대표제품 '쌀로별'이 롯데제과로 넘어가자 다른 제품 매출도 부진해져 결국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에 이른 것.
기린 관계자는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갑자기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시설에 투자하다 현금 유동이 어려워진 것이라서 법원이 기업회생 신청은 받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1969년 5월 설립된 기린은 옛 거평그룹 나승렬 회장의 장남인 나영돈 기린개발 사장이 최대 주주로, 우호지분을 포함해 20.08%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93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다. 종업원수는 500여명이다.
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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