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용도를 인터넷 혹은 교육용 등으로 단순화하면서 가격 거품을 확 뺀 새로운 노트북PC '넷북'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특히 넷북 열풍을 관망해 오던 델이 이달 초 출사표를 던지면서 세계 PC 시장의 1, 2, 3위 업체가 모두 넷북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넷북 시장에 거센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저가형 노트북PC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1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가트너 역시 앞으로 5년 이내에 500달러 이하 저가형 노트북은 총 1천만대 규모, 전체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델, '팔리는 시장'에만 뛰어든다
이같은 전망치에 힘을 싣는 것이 바로 세계적인 PC 제조 업체들의 잇따른 '넷북' 시장 진출이다. 실제 이달 초에는 델까지 넷북 신제품 '인스피론 미니9'를 출시했다.
델의 경우, 직접판매 모델로 인해 유통 재고 부담이 없기 때문에 신기술이 나오면 어느 업체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는 이미 검증된 기술의 새로운 버전을 탑재한 신제품일 뿐, 아예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 나오면 '시장성'이 충분히 입증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넷북은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접속 및 간단한 문서 작업, 혹은 교육용' 등 사용 용도가 제한적이면서 가격은 저렴한 신개념으로 소개됐는데, 델은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넷북 시장이 '팔릴만한' 곳이라는 전망을 입증한 셈이 됐다.
델은 한국 시장에도 관련 제품을 지난 5일 공식 출시했다.
델코리아 한석호 부사장은 "신제품 넷북은 단순히 구색용으로 출시한 게 아니라 올 연말까지 가장 주력 판매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면서 "전체 소비자용 노트북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도록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아수스, 더 센 넷북 출시 "어딜 넘봐"
이미 본격적인 '넷북시대'를 알린 HP와 아수스의 행보는 더 바빠졌다.
아수스는 지난 4일 넷북 모델인 901과 1000H 모델에 저장 용량을 추가한 새 버전을 발표하고 넷북 '원조'임을 강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대만 프로세서 업체 비아의 CPU에 리눅스 운영체제를 탑재한 교육용 넷북 'Eee PC'를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후 인텔의 넷북용 프로세서 아톰을 탑재한 새 버전까지 출시하는 등 현재까지는 넷북 시장에서 세계 PC 시장의 1, 2위인 HP와 델을 제치고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HP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연초부터 '컨셉트 PC'로 교육용 넷북을 공개하다가 올 5월에 비로소 'HP 미니'를 출시했는데, 오는 연말쯤 미니의 새 모델을 전격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HP 미니는 비아 CPU를 탑재했는데, 새 미니의 경우 인텔의 아톰 CPU를 탑재할지, 같은 비아 CPU를 계속 장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HP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신제품을 공개해도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시기는 다소 조정되는데, 미니 신제품의 경우 본사와 시차없이 바로 출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넷북 시장에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9월에는 삼보컴퓨터와 주연테크 등 토종 PC 제조업체들도 넷북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아 연말 넷북 시장의 '왕좌'를 두고 뜨거운 열전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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