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세를 보인 D램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업계 실적 방어의 주된 역할을 해왔던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연말 급락세를 보이면서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메모리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 4기가비트(Gb) 멀티 레벨 셀 제품의 12월 하반월 고정거래가격은 20.1% 떨어진 3.34달러를 기록했다. 또 하나의 주력제품 8Gb MLC 제품 가격도 19.1%가 하락해 3.48달러를 나타냈다.
올해 마지막으로 집계된 고정거래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2007년 연중 4Gb MLC 제품의 하락률은 48.3%, 8Gb MLC 제품의 하락률은 63.4%에 이르게 됐다. 이는 올해 85.2%나 폭락한 D램 주력제품의 가격 흐름보다는 양호한 수준.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반등이 빨라야 2008년 1분기 말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낸드플래시 제품가격의 낙폭 확대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제조사와 주요거래선 간 대량으로 납품하는 가격의 평균을 낸 것으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지난 3분기 말까지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던 낸드플래시 가격은 9~12월 내내 하락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는 낸드플래시 제품의 공급초과 현상과 무관치 않다.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낸드플래시 1위 및 3위 기업인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D램 라인의 일부에서 가격흐름이 양호한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며 시황에 대응해왔다.
또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낸드플래시 대량 수요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SSD 시장에 연이어 뛰어들고 있는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도시바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도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플래시는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 모바일기기의 주력 저장장치로 자리를 잡는가 하면, SSD 시장의 확대와 함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은 디지털기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나, 낸드플래시 제조사 입장에선 기대와 고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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