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국내에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연구개발(R&D)센터 신설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취임 석 달 가량을 맞은 강성근 ST마이크로 한국지사장은 21일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요충지"라며 "고객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R&D센터를 중심으로 휴대폰, 디지털가전 분야의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T마이크로는 3개 컴피턴스센터(competence center)를 포함해 서울에 4개의 R&D센터를 가지고 있다. 각 컴피턴스센터에선 자사 통신용 특화 솔루션인 '노마딕'과 휴대폰,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휴맥스 등 국내 고객들에 특화된 제품들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조만간 ST마이크로와 인텔의 메모리반도체 합작회사 뉴모닉스로 소속을 옮기게 되는 플래시메모리 관련 R&D센터 역시 서울에 계속해서 위치하며, 차세대 기술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그는 "자동차용 반도체 가운데 상당수를 수입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공동개발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해외에 수출까지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87년 ST마이크로 설립과 함께 20여명으로 출발한 한국지사는 현재 임직원 수가 217명으로 확대됐다.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국내 R&D센터 인력이 대부분 수십명에 그치는 상황에서 ST마이크로의 R&D센터는 고용 창출은 물론 우수 시스템반도체 인력 양성과 개발제품의 해외 수출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150㎜(6인치), 200㎜(8인치) 웨이퍼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ST마이크로의 싱가포르지사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직원 수가 8천명 가까이 이르러, 외국계 기업 중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강 지사장은 "한국에서도 이처럼 ST마이크로가 번창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신, 디지털기기, PC, 자동차, 스마트카드·전자태그(RFID) 등 사업영역에서 3천여개 반도체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ST마이크로는 국내에서 휴대폰, 디지털기기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강 지사장은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을 비롯해 국내업체들이 세계 휴대폰 등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ST마이크로가 R&D센터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도 국내 고객사들에 맞춤형 제품들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강 지사장은 그래픽 프로세서 전문회사 ATI부터 AMD가 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까지 15년 이상 PC 분야에서 일해 온 베테랑이다. AMD코리아에서 그래픽프로세서와 중앙처리장치(CPU) 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는 "PC 계열을 떠나 통신이나 TV같은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ST마이크로는 그런 본인에게 최적의 회사였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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