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엔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에 채용되는 메모리(RAM) 용량이 평균 1.5기가바이트(GB)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 비스타를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2GB 메모리 탑재 PC들이 상반기보다 더 많이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C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메모리는 일정 수준 용량이 클수록 성능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같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PC당 채용되는 메모리 용량이 D램 수요와 연관 관계를 맺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있다. PC의 평균 메모리 용량이 늘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저렴하게 메모리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평균 메모리 상반기 1.2GB→하반기 1.5GB 확대 전망
올해 상반기 PC당 채용된 메모리 용량은 평균 1.2GB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본적으로 1GB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PC 제조사들이 2GB까지 메모리 용량을 늘린 제품들을 일정 수준 보급한 데 따른 것.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1분기 1.1GB에서 2분기 1.3GB까지 확대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보다 좀 더 많은 1분기 1.2GB, 2분기는 1.2~1.3GB 정도로 예측했다.
이는 상반기 동안 70% 이상 급격히 하락한 D램 가격 흐름과 무관치 않다. 주요 D램 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4M×8 667MHz의 고정거래가격이 상반기 말 2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면서, PC업체들이 낮아진 가격을 활용해 2GB 메모리 제품을 보급하는데 적극 나섰던 것.
삼성전자는 3분기와 4분기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1.4GB, 1.6GB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500메가바이트(MB) 메모리 탑재 PC는 3분기를 전후로 사라지고, 4분기엔 2GB 메모리 PC의 비중이 30~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닉스의 예상도 비슷하다. 하이닉스는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을 3분기 1.4GB, 4분기는 1.5GB 이상으로 예측했다. 하이닉스의 이손석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당초 3분기에 평균 1.3GB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PC당 메모리 용량을 1.4GB로 상향했다"며 "이는 다른 업체들의 예상보다 보수적인 전망치"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열린 '컴퓨텍스 2007'에서 올해 연간 출하되는 PC 가운데 2GB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의 비중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업체들보다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의 확대 추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D램 가격 2~3달러 유지 전망…CPU가격 인하도 긍정적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인 D램 가격이 하반기에도 급격한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 D램 주요제품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연중 최저치인 1.6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두 차례 올라 2.06달러까지 상승한 상태다.
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은 대만업체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하고 있는 미세공정이 기술적인 문제로 지연되면서 3~4분기 D램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이 성수기 수요에 대비해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다, 원가절감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D램 가격의 상승은 3달러 전후로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PC의 중앙처리장치(CPU) 가격도 적잖이 떨어질 예정이어서 2GB 메모리를 탑재하는데 따른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PC용 CPU업체인 인텔과 AMD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근 20~50%까지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문한 연구원은 "낮아진 D램 가격과 CPU 가격 인하에 힘입어 일부 대형 PC업체 중심의 2GB 메모리 마케팅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PC당 메모리 용량의 확대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푸르덴셜증권의 박 현 연구원은 "상반기 D램 가격이 원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대형 PC 제조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가격인하 요구를 지난 5월 중단했다"며 "델이나 HP 등이 진행하고 있는 2GB 메모리 보급 이벤트는 조만간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업체 엘피다는 PC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올해 3분기 1GB, 4분기엔 1.3GB까지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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