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 폭주로 일부 종목의 매매 지연사태를 빚으면서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매매시스템이 사실상 한계치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매매지연 사태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당장 신속한 시스템 증설이 어려워 불안한 매매시스템이 코스피 2000시대의 복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지수 2000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매매와 주문량을 우려해야하는 기현상이 벌어질 판이다.
◆서버업계, 사용률 90%면 이미 한계
25일 서버업계 등에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가 현재 사용중인 유니시스 메인프레임 시스템 사용률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매매시스템의 최대 주문 처리 건수는 하루 600만건. 최근 증시 활황으로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하루 약 520만건, 이미 설계치의 9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유니시스 시스템의 사용률이 통상 50%정도로, 최대치라고 해도 9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 매매 시스템이 이미 통상적인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뜻이다.
실제 서버업계에서는 거래소 시스템이 사실상 통제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설계상의 한계가 곧 정상적인 시스템 가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언제 문제를 일으킬 지 모른다는 뜻도된다.
서버업계 한 전문가는 "그나마 유가증권시장의 시스템이 코스닥과 달리 유닉스 기반 시스템이 아닌 메인프레임 시스템이어서 이정도 버티고 있는 것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주문건수가 600만건을 돌파한 이후의 상황이다. 600만건 이상의 호가가 접수될 경우 상장기업 전반으로 매매체결 지연현상이 확대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측도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측은 "600만건 이상의 매매주문이 나와도 시스템이 다운되는 것은 아니며 다소 지연될 뿐"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서울증권이나 SK증권처럼 특정 종목에서 거래가 집중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거래소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행, 보험 등과 달리 시시각각 가격이 변하는 증권시장의 매매가 지연은 심각한 문제로 자칫 시장의 신뢰성 마저도 추락할 수 있는 사안이라 지적한다.
◆"연휴 없어 시스템 증설 어렵다"
거래소가 밝힌 시스템 증설 시점은 올 9월말. 아직 2개월이나 남아있다. 그때까지 투자자들은 매매지연을 참아야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지수 2000을 돌파하며 거래량이 계속 증가할 경우 주문건수 600만건을 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문제는 시스템을 증설하려 해도 시간이 없다는 점. 금융권의 시스템 교체나 증설은 통상 추석이나 설 연휴 기간 연휴를 통해 이뤄진다. 최소 3일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시스템 설치와 오류점검 등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연휴가 아니라해도 연휴기간만 있다면 시스템 증설을 시도할 수 있지만 올해는 추석이전까지 연휴가 없다. 이때문에 추석연휴가 끝날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사용기간 1년6개월짜리 시스템 도입에 고민
일각에선 거래소가 유닉스 시스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앞에 둔 상황에서 1년6개월여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메인프레임 시스템 투자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을 중요시 하는 거래소가 곧 용도폐기될 IT시스템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거래소가 지난 23일 시스템 증설을 발표했지만 구매가 예정된 유니시스 메인프레임 시스템은 아직 주문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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