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C가 최근 관계사 (주)SK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대량 전환한 것과 관
련, 대주주 지분확대를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C&C는 지난 98년 12월 인수한 1천400억원 규모
의 SK 전환사채를 최근 주식으로 전환, SK글로벌에 이어 SK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로써 SKC&C는 자기자본금(100억원)의 14배가 넘는 관계사 유가증권을 보
유하게 됐다. 이는 SK 주가의 향방에 따라 막대한 평가손이나 평가익을 얻
을 수 있는 리스크에 노출된 것을 의미한다.
SKC&C는 왜 이처럼 위험이 큰 모험을 하는 것일까? 즉 대량의 SK전환사채
를 가지고 있으며 또 이를 상환받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한 것일까?
그 이유는 SKC&C의 지난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SKC&C는 지난
98년 12월 기업 구조조정 분위기아래서 탄생했다. SK그룹이 계열사수를 줄
이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선경컴퓨터통신과 대한텔레콤을 합병시킨 것이
다.
대한텔레콤은 지난 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 때 사업권을 획득하고도
반납했던 기업이다. 또 SK컴퓨터통신은 SK그룹의 IT아웃소싱을 주로 담당하
던 기업이었다.
당시 대한텔레콤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SK컴퓨터통신을 흡수 합병,
SKC&C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나 문제는 대한텔레콤이라는 기업이 SK그룹 오너 최태원 회장의 편법상
속을 위한 전위 업체라는 점이다. 최회장은 과거 대한텔레콤의 지분을 편
법 증여 받았다는 의혹때문에 30%의 지분을 SK텔레콤에 무상 공여하기도 했
다.
합병으로 탄생한 SKC&C는 곧바로 SK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당시 SKC&C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었고 지금도 우호지분을 포함할 경우 최회장 일가
가 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SKC&C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고 이를 매각하지도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대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
다.
즉 최태원 회장 본인은 직접 SK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SK글로벌 등 계열사를 통해 28.86%를 가지고 최대주주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이다.
이렇듯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유가증권이 삼성그룹 이재용씨의
예에서 보듯 재벌의 부의 세습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최태원씨는 유상증자라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공정한 지분 확대가 아닌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SKC&C를 매개체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지분을
간단히 9%로 끌어 올리는 수완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SKC&C는 심각한 리스크를 안게 됐다. 만약 보유중인 SK의 주가가
10% 하락한다면 SKC&C는 자기 자본금 100억원이 훨씬 넘는 손해를 볼 수
도 있다.
올해 심텍 등 몇몇 기업이 잉여자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심각한 손해를 보
고 회사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친 사례가 있어 이같은 우려는 단순한 기
우만은 아니다.
이와 관련 SKC&C의 재무팀 관계자는 "올해 자기자본 계정이 약 1천억원대
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재무상 큰 위험은 없다”고 주장하며 "SK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370%에 달하고 코스닥에 등록된 타 SI기업체들보다 유동
부채에 비해 고정부채가 많은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또 고정부채(쌍용정보
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고정부채가 유동부채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가 월등히 많은 재무구조로 자본금의 14배에 달하는 계열사 주식을 가지고
있을 이유는 전혀 없다.
SK그룹은 최근 SK와 SK텔레콤 간의 석연치 않은 부동산 거래와 방계 회사
인 SKM의 고의부도 의혹으로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경영
투명성을 의심받고 있다.
비록 SK그룹이 IMT-2000 비동기식 사업권을 획득하고 축배를 들고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위상을 갖추려면 투명치 못한 경영 관행부
터 벗어던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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