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코스피 상장사 인베니(INVENI, 옛 예스코홀딩스)가 보유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일부를 장외에서 매각해 568억원의 현금도 확보했다. 회사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안정적 수익 확대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구체 실행 방안은 여전히 불분명해 의문을 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베니는 지난 3일 보유 중인 자사주 82만9000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15만8000주는 장외에서 피에스텍에 팔았다. 나머진 교환사채 발행에 활용한다. 장외 처분가는 주당 6만3000원, 교환사채 대상 주식의 처분가는 6만8561원으로 책정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베니 주가는 6만26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회사는 이번 자사주 처분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확보한 자금으로 연 10% 수준의 안정적인 이자와 배당 수익을 확대하고, 피에스텍과의 중장기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피에스텍은 계량기 전문 회사로 예스코와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이라는 설명에도, 투자처나 운용 전략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피에스텍과의 협력도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실질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주주환원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은 신주 발행을 수반하지 않지만, 교환권을 행사하면 자사주가 의결권을 회복해 지분 희석이 생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비슷한 구조다.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특별배당을 했다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데, 사실상 회사는 자금 조달을 우선한 후 주주환원을 나중으로 미룬 상태다.
투명성 논란도 제기된다. 인베니는 금융감독원의 자기주식 제도 개선에 따라 지난 8월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하며 자사주 처분을 통한 투자·배당 재원 확보와 유통주식 확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실제 실행안으로는 EB 발행을 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자금 조달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자사주 처분은 주주환원보다는 회사의 재무적 필요에 더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자사주를 처분해 재원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소각이나 특별배당 같은 방식으로 환원하지 않는 이상,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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