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검사 탄핵 재추진을 확정하며 '탄핵열차'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여당은 민주당의 의회 독주 재시동에 '예산안 처리'로 맞서고 있어 정기국회를 포함한 연말 정국에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이정섭·손준성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쌍특검(대장동+김건희 특검) 처리는 정해진 건 없지만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밝혔다. 쌍특검의 경우 본회의 처리 시한(내달 22일)이 다가오고 있어 민주당도 연내 통과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과 달리 검사 탄핵에는 민주당 내 이견이 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히 이 차장검사의 처가 관련 의혹 등 탄핵사유가 확실해졌다는 이유에서 강행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최근 이 차장검사를 대전지검으로 인사조치하고 압수수색 등 조사에 돌입했으나 민주당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당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처남댁 인터뷰를 계기로 검사 탄핵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다시 강해졌다"며 "검찰의 늑장 수사 등 검찰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부족해 예정대로 탄핵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부연했다.
이 검사 처남댁 강미정씨는 지난 21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편(이 차장검사 처남)의 마약, 폭행 혐의를 폭로하고 이 차장검사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영상을 보니 완전히 무법천지"라며 이 차장검사를 비판했다.
여당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맞서 '예산안 합의' 없이는 30일·내달 1일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R&D(연구개발) 예산 증액 등 쟁점 타결이 마무리되지 않아 30일 전 예산안 합의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언급을 근거로 예산안 합의와 본회의 개의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장실은 전날 "양당이 이미 합의한 다음(30일, 1일) 본회의 전까지 현안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공지해 개의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과의 협의 없이 개의한다면) 국회의장은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정쟁성 탄핵 반복이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정책 공약을 낸다고는 하지만 대중에게는 '탄핵' 밖에 각인되지 않는다. 탄핵을 무리하게 반복하면 민주당의 정책 비전이 약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핵심 지지층의 지지는 받을 수 있어도 중도층에게는 실점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NBS 여론조사(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천명 대상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포인트 낮아진 27%를 기록하며 국민의힘(34%)에 7%p 차로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p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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