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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르는 '예산 국회'…'안 끌려가' 벼르는 野


尹 '시정연설' 이후 본격화…'R&D', '특활비' 등 정조준
전면적 '증액·복원' 예고…"법정시한 못 지키면 與 책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오는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11월 '예산 정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여야 대치로 '준예산'까지 거론됐던 점을 겨냥해 "순순히 끌려가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에서 R&D, 지역화폐 예산 등의 복구·증액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긴축 유지' 맹비난…민주 '검찰 특활비' 삭감 추진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 시정연설 이후 내달 1일부터 내년도(2024) 예산 심사 일정을 시작한다. 국회 예결특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각 상임위 중심으로 진행하며 예결특위는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10일까지 부별심사와·정책질의, 감액심사(17일까지), 증액심사(24일까지)를 거쳐 내달 말까지 예산심사를 마친다. 내년 예산안은 12월 1일 국회에 자동 부의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656.9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2.8% 증가했으나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율이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가 유지된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당시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관행적 지원은 물론 유사·중복·부진 사업 등 재정 누수요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을 '민생·미래·경제를 다 내팽개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사상 초유의, 저희가 듣도 보도 못한 예산안을 정부가 제출했다"며 "상임위 차원에서부터 실질적으로(꼼꼼하게) 예산을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이날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추진과 관련해 "가족들이 배고파서 영양실조 걸렸는데 형편 어렵다고 밥 굶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R&D 예산 삭감'과 '정부부처 특활비(특수활동비)' 관련 TF를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각각 연구개발 예산 복원과 검찰, 경찰, 법무부 등의 특활비 삭감을 추진한다는 취지다. 특히 '검찰 특활비 사용'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벼랑 끝 대치' 반복 전망…"중도 혐오 강해질 수도"

민주당은 오는 2일 이개호 신임 정책위의장과 함께 구체적인 예산심사 방향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전날(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선 △R&D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새만금 개발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두 이번 예산안에서 대폭 감액된 항목들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청년 일자리 등 청년 관련 예산이나, 인구구조 변화, 기후환경 관련 예산도 대폭 증액이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을 향한 전면적인 예산 압박을 예고했다.

여야는 지난해 예산심사 정국에서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간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정부의 △법인세 인하 △지역화폐 예산 삭감 등에 반대하며 '자체 편성 예산'을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여당은 '필요하면 준예산(예산심사가 통과되지 않을 경우 전년도 예산해 준해 편성하는 임시예산)도 불사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김진표 국회의장 등의 중재 끝에 △법인세 인하 폭 축소(전 구간 1%p 인하) △지역화폐 예산 증액 등에 합의하며 법정 처리시한(12월 1일)을 넘긴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 새벽께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23도 예산안 협상 타결 직후 열린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2월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23도 예산안 협상 타결 직후 열린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지난해 여야 간 '예산 대치'를 거론하며 "(올해에는) 정부의 선택대로 순순히 끌려가지 않겠다(29일, 홍익표 원내대표)"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대통령실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이면 아예 협의 자체를 안 할 것"이라며 "예산안이 제때 법정 시한을 못 지키고 원만하게 합의되지 못하면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여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 편성이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이뤄지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올해 예산 정국도 강 대 강 대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번 예산 편성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유권자에게 정책적 차별성을 드러낼 기회이기도 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 편성이었던 지난해보다 (갈등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산 관련 갈등이 중도층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만큼 오히려 대치가 완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법정시한을 넘겨 예산 대치가 길어질수록 여야 모두에 대한 중도층의 혐오정서가 강화될 수 있다"며 "차라리 이번 예산은 큰 틀에서 타협하고 이후 본격 경쟁하는 구도로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불참했던 대통령 국회연설 전 사전환담 참석 의사를 밝히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정부·여당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 지원금' 환수 면제를 결정한 것에 "만족스럽진 않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하기도 했다. 여야는 최근 대통령 시정연설 등에서 고성, 피켓시위 등 소란 행위를 서로 자제하는 '신사협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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