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안세준 기자] KT가 6개월 만에 'CEO 공백 사태' 마침표를 찍은 30일. 김영섭 신임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주주총회는 20분만에 다소 싱겁게 끝났고, 취임식 이후 첫 업무로 노조와의 소통 자리를 가졌다. LG에서 제공된 차량을 타고 모습을 드러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주총 20분만에 일사천리...소란스러웠던 3월 주총과 분위기 달라
이날 오전 KT 주총이 열린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는 주총 시작 1시간 전부터 100여명이 진을 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KT 경영정상화의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취재진도 몰렸다. 문이 열리자 주주들은 일사불란하게 주총장에 입장했다.
일부 주주들이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경영권 논란에 고함과 욕설이 뒤섞였던 지난 3월 정기주총과 달리 분위기는 차분했다. 대표이사 후보 의결 기준이 주주총회 참여주식의 50% 이상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강화됐지만 대표이사 후보 선임안은 무난히 통과됐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총은 불과 20분 만에 끝났다. 김영섭 신임 대표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변화'보다 '안정' 택해…"구조조정? 함께 갈 것", 노조엔 "경영 파트너"
김 대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설에 선을 긋고 노조에 대해 '경영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취임식 이후 첫 업무로 '노조와 소통'에 나섰다. 장기간의 비상경영 체제와 계속된 구조조정설 등으로 뒤숭숭한 조직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주총 직후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취임식과 함께 임직원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규모 구조조정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취임 후 조직 및 인사 계획이 있느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KT인(人)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김 대표는 노조와 첫 상견례에 가졌다. 그는 노조에 동반 성장하자며 화합을 강조했고, 노조도 화답했다. 최장복 노조위원장은 "ICT 전문성과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갖춘 김영섭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기업문화 개선과 핵심인재 양성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KT 미래성장을 확고히 견인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이라는 4가지 경영키워드를 제시했다.
◇LG맨 출신 김영섭, LG고문용으로 제공받은 차량 타고 모습 드러내
주총 이후 김 대표는 LG 고문용으로 제공받은 차량인 '제네시스 G90'을 타고 KT 본사인 분당사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주총이 끝나 대표에 취임했지만 기존에 타던 차량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임직원과의 소통의 시간을 가진 뒤 오후 1시50분께 동일 차량을 타고 사옥을 빠져나갔다. 김 대표는 차에 탑승하면서도 배웅을 나온 임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등 '초 단위'의 바쁜 취임 첫날을 보냈다. 이후 공식 일정부터는 KT 법인 차량을 이용할 전망이다.
김 대표 임기는 2년 7개월로, 오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6개월간 지속된 경영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 김 대표의 당면 과제다. 그의 첫 공식석상 데뷔무대는 다음달 7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 행사가 될 예정이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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