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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 통일하나…현대차도 "고심 중"


북미에서 GM·포드 이어 리비안도 채택 결정
장재훈 현대차 사장 "NACS 표준 고민 중…고객 관점에서 판단"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미국의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에 이어 전기자동차 업체 리비안도 테슬라가 구축한 '슈퍼차저' 충전 시설을 사용하기로 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GM, 포드 점유율이 70% 이상인 상황이라 슈퍼차저가 사실상 표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모델S 90D와 급속충전기 '수퍼 차저' 모습 [사진=뉴시스]
테슬라 모델S 90D와 급속충전기 '수퍼 차저' 모습 [사진=뉴시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비안이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 채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 전기차 운전자들은 이르면 내년 봄부터 북미에서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R.J.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의로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구매자들은 테슬라의 광범위한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리비안은 또 2025년 1월부터 자사 차량에 테슬라와 같은 충전 포트 표준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기존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 규격과 다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충전기 연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포드에 이어 지난 8일에는 GM도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테슬라의 NACS가 북미 지역에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점유율 1위의 국내 기업 SK시그넷도 지난 15일 NACS 커넥터를 적용한 제품을 2023년 이내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들이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잇다. [사진=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들이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잇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렉서스 역시 NACS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와타나베 다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커넥트투에서 열린 렉서스 순수 전기차 RZ와 5세대 RX 출시 간담회가 끝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충전규격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도 테슬라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텍사스주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가 주 정부의 고속도로 충전시설 구축 사업의 지원을 받으려면 충전기에 CCS뿐만 아니라 NACS 방식도 포함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텍사스 교통부는 이메일을 통해 "포드와 GM, 그리고 리비안의 NACS 채택 결정으로 (관련 지원) 요건이 바뀌었다"면서 "각각의 직류 급속 충전 포트에는 CCS와 NACS 연결장치 하나씩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9일 CSS와 NACS 커넥터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소에 연방보조금 수십억 달러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미국 내에는 슈퍼차저 충전소 약 2천곳과 충전기 2만1천여개가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급속 충전기의 60%에 해당한다.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CCS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NACS 채택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NACS 표준이 큰 화두인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800볼트 초고속 충전으로 설계돼 있고 테슬라는 500V로 설계돼 현대차의 전기차를 테슬라 슈퍼차저에 연결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져 충전 시간이 더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가 조금 더 필요한 부분이며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지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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