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고지혈증 환자는 2017년 약 188만명에서 2021년에는 약 259만명으로 38% 정도 증가했다. 야식을 즐겨먹는 10~20대 젊은층 환자의 증가폭은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남자는 92.9% 여자는 무려 105.7%나 늘었다.
야식을 자주 먹으면 아침에는 소화가 안 돼 식욕이 없어진다. 밤에 음식을 먹게 되는 생활이 되풀이된다. 이 같은 생활패턴이 반복되면 생체시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잠들기 전이나 잠자는 도중에도 음식을 찾게 되는 이른바 야간식이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
국내 한 리서치 회사가 발표한 배달앱 이용행태 조사(2022년)를 보면 우리나라 만 18세 이상 남녀 중 2명 중 1명(54%)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배달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시간대별로는 오후 5~9시가 69%로 가장 많았다.
배달이 아니더라도 먹방을 보면서 늦은 시간에 편의점 등에서 음식을 구매해 야식을 즐기는 경우도 흔하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센터장은 “(야식을 먹으면) 밤에 열량이 소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들기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고지혈증을 비롯한 혈관질환과 소화기 질환, 역류성 식도염과 기능성 위장장애를 동반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식을 즐겨먹는 습관이 생기면 뇌가 음식을 먹었던 시간을 식사 시간으로 오인해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을 분비시켜 저녁 늦게 배고픔 증상이 나타난다. 잦은 야식은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감소시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야간식이증후군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는 고지혈증에 걸릴 확률도 높인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관련 통계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 10명 중 4명이 고지혈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등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가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증가한 배달음식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지혈증은 혈액에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보통 금식 후 채혈검사를 했을 때 기준으로 혈액 내에 총 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상,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은 160mg/dl 이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LDL콜레스테롤은 고혈압 동반 여부, 흡연, HDL수치, 관상동맥 조기 발병 가족력, 연령 등에 따라 위험 요인이 구분돼 목표수치가 환자별로 달라진다.
고지혈증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내버려 두기 쉽다. 고지혈증으로 혈관이 좁아지면 간혹 심장이나 목 뒷덜미가 찌릿찌릿해지거나 아킬레스건이 볼록해지는 등의 신호가 나타나긴 하는데 대부분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다.
적절한 치료 없이 오랫동안 내버려 두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돼 동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다. 증세가 심한 경우 혈관이 꽉 막혀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각한 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지나친 야식과 잦은 음주 등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야식으로 즐겨 찾는 치킨과 맥주, 피자, 라면, 햄버거 등은 대표적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이다.
고기를 먹은 뒤 밥이나 면을 추가로 먹는 경우도 흔한데 포화지방산과 탄수화물이 결합된 식습관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쌓는 잘못된 길이다.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는 점차 높아지고, 피가 끈적끈적해지면서 혈관 내 노폐물이 쌓여 고지혈증을 유발한다.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요법을 통한 혈중 지방의 정상화다. 하루 세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되도록 야식과 과식은 자제해야 한다.
식이요법의 핵심은 열량 섭취를 줄이고,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감소시키며, 섬유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과일, 채소, 콩류와 등 푸른 생선 등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식이조절과 함께 하루 30분, 주 4회 이상 규칙적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깅,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은 혈중 지질을 감소시키는데 좋은데, 특히 중성지방은 적은 운동량으로도 쉽게 줄어들기도 한다.
이지은 센터장은 “식이요법과 규칙적 운동에도 불구하고 혈중 지질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막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게 조절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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