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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주도 韓 자존심 꺾였다"…SK하이닉스, 美 마이크론에 2위 뺏겨


전 세계 1분기 D램 매출 21.2% ↓…삼성·SK 평균 이상 부진에 마이크론 9년 만에 2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불황 장기화로 전 세계 D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업계의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에게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주고 9년 만에 3위로 밀려난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전사 소통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전사 소통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2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올해 1분기 D램 매출은 27억2천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28억2천900만달러)에 비해 3.8%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은 23억1천200만 달러로, 33억8천6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 분기에 비해 31.7%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출하량과 ASP가 모두 15% 이상 하락해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매출 기준)은 27.6%로 마이크론(23.1%)에 앞선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은 마이크론 28.2%, SK하이닉스 23.9%로 2위와 3위의 순위가 바뀌었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톱3 메모리반도체 기업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D램 출하량 감소폭과 평균판매단가(ASP)하락폭이 가장 컸다"며 "반면 마이크론의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출하량과 ASP 때문으로 보인다"며 "마이크론은 세계 1위인 차량용 D램 수요가 나쁘지 않았던 데다 업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출하량이 늘어났고, 2021년 세계 최초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단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ASP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마이크론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해당 노드에서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하지 않은 덕분에 1a D램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고 파악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마이크론의 1a D램 비율은 50%를 상회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와 20% 내외인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5세대 10나노급(1b) 모바일 D램을 지난해 가장 먼저 양산했다고 발표했는데,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모바일 부문 매출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 됐을 것"이라며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2월~2023년 2월) 실적에서 모바일 사업이 전기 대비 44% 올랐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 한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SK하이닉스는 9년 만에 마이크론에게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지난 2013년 9월 중국 우시공장 화재사고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SK하이닉스는 2013년 4분기 시장 점유율에서 마이크론에 2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2014년 1분기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한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2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해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1위 삼성전자는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4.7% 줄면서 41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도 2%포인트 하락한 43.2%를 기록했다.

D램 전체 시장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 D램 업계 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2% 줄어든 96억6천300만 달러에 그쳤다. 이 탓에 마이크론,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최근 감산 대열에 합류했다.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감산 효과가 시작되면 가격 하락폭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올해 2분기에도 주요 기업들이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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