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수요 부진에 14년 만에 적자를 봤다. 고객사의 재고량이 높고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메모리 세계 1위' 삼성전자마저 남는 장사를 할 수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1분기에 매출 13조7천300억원, 영업손실 4조5천80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메모리반도체는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낸드의 경우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TV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에 따라 ▲시스텝온칩(SoC) ▲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수요 약세 상황이 지속된다고 보고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메모리는 D램의 경우 서버용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와 인공지능(AI)수요 확대에 따른 DDR5와 고용량 모듈 수요, 하이엔드 모바일용 LPDDR5x 수요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다. 낸드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응용처의 고용량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모바일 QLC(Quadruple Level Cell) 시장 창출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전반적인 수요 침체 기조지만 센서와 패널용 DDI 등은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SoC의 경우 AMD와의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재고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2나노미터 설계 기초 인프라는 개발 순항 중이며, 고용량 메모리 집적 기술인 8단 HBM3 2.5D 패키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향후 생성형 AI용 제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가 돼야 업황이 개선된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는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레거시(구형) 제품은 감산할 예정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첨단 공정으로 수주 확대에 나선다.
특히 메모리는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레거시 공정 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첨단공정과 고부가제품에 대한 비중을 늘려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DDR5·LPDDR5x의 첨단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낸드에서 모바일 QLC 시장을 창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경쟁력 있는 GAA 공정을 근간으로 하는 3나노 2세대 공정의 안정적 개발을 토대로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겠다"며 "차세대 기술인 2나노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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