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수요 부진에 14년 만에 적자를 봤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지만 위기 타개책이 여의치 않자 감산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1분기 잠정 매출이 63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영업이익은 95.75%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1조1천억원)를 밑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쇼크'에서 촉발됐다. 영업이익의 50~60%에 달하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4조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성적이 전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시스템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가격은 원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93달러로 하락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감익이 전사 감익의 주 원인"이라며 "메모리는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축소 기조가 당초 예상과 달리 분기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출하 증가율이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그동안 유보적이었던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은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인 인프라, 연구개발(R&D) 투자는 지속해서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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