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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vs 직회부…여야, '무한대' 입법 대치


양곡법 이어 노란봉투법 '뇌관'…전문가 "여소야대, 근본 해결 어려워"

지난 1월 16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장에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 1월 16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장에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야가 2월 국회에서 양곡관리법(쌀시장격리의무법), 간호법,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 주요 입법을 놓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직회부'를 무기로 '입법 독주'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당은 이에 맞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방패 삼아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소야대(與小野大) 환경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으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여야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양곡관리법·간호법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들이 법사위에서 장기간(60일 이상) 계류됐다는 이유로 최근 소관 상임위(농해수위·복지위)를 통해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직회부 전략에 맞서 지난 1월 양곡관리법 등을 법사위 법안소위에 회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양당은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서로의 독단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여당 법사위원들과 여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직회부가 끝난 법안을 법안소위로 보내 월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그렇다면 민주당은 다른 상임위에서 직회부할 권한이 있느냐"며 "법안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법사위의 원칙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입법독재 때문에 법사위가 존재 이유를 부정당하고 있다"며 "날치기 통과는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법안소위에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독주를 계속했다. 노란봉투법은 법률상 사용자·쟁의 등의 범위를 넓혀 합법 파업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당 환노위원들은 노란봉투법의 안건조정위(최장 90일간 숙의) 회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다수당이 절반(3석)을 가질 수 있고, 총원의 3분의 2(4명)가 동의하면 통과되는 안건조정위 규칙상 강행은 어렵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권은 이날 향후 법사위에서 노란봉투법이 계류될 때를 대비해 양곡관리법처럼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할 가능성도 남겨뒀다.

김영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 소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는 '노란봉투법'을 심사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김영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 소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는 '노란봉투법'을 심사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여야 대치의 근본적인 해소는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란 숫자와 명분의 싸움이고, 양곡관리법·간호법 등은 환영하는 계층이 분명하다"며 "그런 점에서 야당이 (직회부를) 악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회의 룰(Rule)에 따른 다수당의 전략인 만큼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일찍이 정치권에서 여소야대 상황을 예견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협치를 강조해왔던 것"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을 이유로 야당과의 대화를 등한시하다 보니 야당의 독주를 더욱 자극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통령실 등 여권에서는 야당의 독주에 맞서 '대통령 거부권'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마냥 다 될거란 생각은 오산"이라며 "명분 없는 비토는 오히려 정부·여당의 정치적 입지만 약화시킬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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