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되는 일본 통신 시장에서 5G 코어(Core)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 확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이른바 'JY네트워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A) 코어(Core)'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코어 솔루션은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품질 보장이 요구되고, 한번 도입이 되면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신규 공급자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특히 통신 서비스의 품질과 기술력을 매우 중시하는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5G 기술 리더십을 또 한 번 입증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KDDI의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해 5G 기지국(2020년) 및 가상화 기지국(2021년) 공급에 이어 이번 5G 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됨에 따라 KDDI의 엔드-투-엔드(End-to-End)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5G SA 코어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4G와 5G를 동시에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가상화 방식을 적용하여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유연한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이 지속 증가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사전에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하는 오버로드 컨트롤 기술 ▲실시간으로 문제를 감지하고 복구하는 모니터링 기술 ▲실시간 백업 솔루션을 통해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제공하는 지오 리던던시 기술 등이 탑재됐다.
삼성전자의 5G SA 코어는 최신 국제 표준인 릴리즈(Release) 17 기반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물리적인 이동통신망을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쪼개 초저지연이 필요한 자율주행이나 초고속이 필요한 멀티 스포츠 경기 생중계 등 다양한 서비스별 맞춤형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5G 기술력과 사업자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혁신과 도전을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일본 통신 시장에서 발을 넓힌 데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통신장비 시장 개척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일본을 직접 방문해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만나 5G 네트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한 바 있다. 당시 KDDI 경영진과 만나 5G 협력을 논의했다.
이에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KDDI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5천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오는 2023년까지 일본 전역에 약 5만3천626개의 5G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NTT 도코모와도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며 일본 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NTT 도코모와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NTT 도코모가 보유한 주요 5G 주파수 대역별 기지국을 신규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디시의 찰리 에르겐 회장을 직접 만나 함께 오랜 시간 산행을 하며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5G 장기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이 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직접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5G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을 주도해 왔으며, 6G 시대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등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챙겼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5G 이후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6G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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