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3분기까지 승승장구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대만 TSMC도 글로벌 반도체 한파 영향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에 못 미친 상태로, TSMC의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자리는 2분기 연속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TSMC가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6천255억3천200만 대만달러(약 25조6천500만원)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인 6천360억 대만달러를 소폭 하회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PC·스마트폰 수요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지난해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아이폰'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 영향이 컸다. TSMC는 현재 애플 '아이폰', '맥북'에 쓰이는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매출 '왕좌'는 작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지켰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은 19조원 중반, 같은 기간 인텔의 매출은 140억~150억 달러(약 18조6천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경쟁사 전망치와 비교하면 TSMC가 훨씬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매출을 앞질렀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둔화된 반면, 파운드리 업황은 상대적으로 침체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TSMC의 매출은 202억3천만 달러(약 25조원)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을 2조원가량 넘어섰다.
이에 일각에선 TSMC가 연간 실적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처음으로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분기 TSMC와 삼성전자의 실적이 각 분기 마다 5~6조원가량 차이가 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TSMC가 작년 4분기에 삼성전자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반도체 한파가 지속되면서 잘 나가던 TSMC도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급감한 수요로 인한 업황 둔화 흐름이 파운드리 시장까지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증권가에선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5% 이상, 2분기에는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경기 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기 쉽지 않은 데다 고객 주문 취소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며 "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이 제품 수요 둔화와 재고 급증으로 주문을 줄이며 파운드리 기업들도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린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