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문명'은 이른바 '악마의 게임'이라는 칭호를 얻은 게임 시리즈다. 한번 재미를 붙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마성을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 턴만 더'는 문명 시리즈를 상징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무한히 반복되는 '한 턴만 더'는 끝내 밤샘을 하게 만드는 주문이다.
이러한 문명 IP를 활용한 국산 전략 게임이 등장했다. 엔드림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문명: 레인오브파워(이하 레인오브파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용자는 정복, 과학, 문화 승리 조건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문명을 발전시키고 연맹에 속해 세력을 키우거나 전쟁을 펼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문명의 모바일 버전이라기보다 재해석한 버전에 가깝다. 게임성 역시 턴제가 아닌 실시간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형화된 모바일 전략 게임의 틀에 문명 IP를 덧입힌 게임이 레인오브파워라고 할 수 있다. 마을 육성부터 전투하는 과정이 최근 모바일 전략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라면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이용자는 세종대왕, 간디 등 문명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자중 하나를 택한 뒤 자신만의 마을을 육성하게 된다. 자원을 채취하고 병력을 키우는 건물들을 지어올리면서 점차 멋들어지게 변하는 마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초반 퀘스트들 대부분은 마을 확장과 관련된 것들이라 쉴 새 없이 버튼들을 누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름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재미 요소를 가미한 점도 눈에 띄었다. 가령 이 게임에서는 수집 RPG에서 나올 법한 각종 실존 영웅들을 수집해 육성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위인들로 3인 파티를 결성해 주변의 야만인을 토벌하거나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다만 각 위인들은 저마다 다른 속성이 있어 스테이지에 부합되는 속성대로 파티를 구성하지 않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한 만큼 나름 신경을 써야 한다.
퍼즐 요소도 가미됐다. 레인오브파워에서는 '걸작'을 제작할 수 있는데 이때 똑같은 블록 3개를 맞추는 매치3 방식으로 퍼즐들을 제거하며 클리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술품을 모티브로 한 퍼즐 디자인들이 인상적이긴 했다. 이렇게 만든 걸작들은 별도로 만들 수 있는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다.
호불호는 명확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워낙 문명의 팬들이 두텁고 마니아층이 많은 탓에 레인오브파워를 접한 엄지족 중에서는 '내가 아는 문명은 이게 아니'라고 외칠 사람들이 없지 않을 듯하다. 반면 모바일 전략 게임을 평소에 자주 즐겼다면 세종대왕이 등장하는 레인오브파워에 친숙함을 느낄수도 있겠다. '한 턴만 더'는 없는 레인오브파워가 악마의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듯하다.
/문영수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