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알뜰폰은 1천200만 명 이용자가 있는 상태다. 알뜰폰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여건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오전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알뜰폰사업자와 망 사업자간 도매대가 인하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운을 뗐다. 알뜰폰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민 가계통신비 인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도매의무제공사업자 SK텔레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부연이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리호 발사 성공 등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한 오태석 제1차관, 박윤규 2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발표했거나 발표할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 과학기술 기본계획 등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일몰제 폐지를 위한 정부 동향 등이 관심사다. 알뜰폰사업자 주력 요금제에 대한 수익배분방식(RS) 산정비율이 여전히 50%를 웃돌고 있어서다. 2020년 일부 요금제(16GB·20GB·35GB) 도매대가가 2% 인하된 이후 동결됐다. 업계가 주력 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를 정부에 요청해왔던 이유다.
알뜰폰사업자(MVNO)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통신망을 임대해 알뜰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RS 산정비율이 동결 상태에 접어들고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출시한 지 시일이 지난 알뜰폰사업자별 주력 요금제 가격이 되려 올랐다.
우선 SK텔링크 세븐모바일은 지난 2월 '11GB+ 통화맘껏' 요금제 가격을 1천원을 인상했다. LG유플러스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10월부터 '데이터·통화 마음껏' 요금제 가격 990원을, LG헬로비전은 'The 착한 데이터 유심 11GB'를 990원 올렸다. 1천200만 명 이용 중인 알뜰 요금제 인상은 가계통신비 인상이라는 역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곧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2차관은 "(알뜰폰 정책은)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이용자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어렵지만 곧 협상 결과를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그간 정부는 SK텔레콤과 정액요금제에 대한 RS 산정비율을 조율해왔다. SK텔레콤은 도매제공의무사업자다. 요금 구간별 협의안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가 요청한 LTE 등 주력 요금제의 산정비율 변경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수익배분방식으로 도매제공 중인 LTE와 5G 요금제 등 산정비율 조정을 SK텔레콤 측과 협의 중인 상태"라고 답했다.
알뜰폰 일몰제 폐지 여부도 빼놓을 수 없다. MVNO업계는 3년마다 법률 개정을 통해 연장돼 온 일몰제를 없애고, 영구적인 도매제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지난 9월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상근부회장은 "도매제공의무사업자 제도가 없어지면 알뜰폰 사업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현재 국회에는 알뜰폰 일몰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법률안이 대표적이다. 같은 상임위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도 2020년 도매대가 의무제공 기한 일몰제 폐지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일몰제를 폐지해 알뜰폰사업자의 경쟁력 강화·투자 안정성 확보를 촉진하고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법안 발의 당시 김영주 의원은 "도매의무제공제가 없어지게 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존립까지 위협받는다. 알뜰폰 생태계 유지가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다"고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도 일몰제 폐지에 대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박 2차관은 "일몰제라고 하는 것 없이 (사업자들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국회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도매제공 일몰제 관련 계획에 대해 "김영주·김영식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와 시장 위축에 대한 해법이 제시될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MVNO 관계자는 "최근 1천200만 명 돌파 등 알뜰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자들은 실적 악화로 인한 영업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동결이나 소폭 인하가 아닌 큰 폭의 개선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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