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난 직후 유럽 정상을 또 만난 셈이다.
18일 스페인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공식 방한한 산체스 총리와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도 배석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방한을 통해 경제,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관계의 개선을 이뤘다"며 "스페인과 한국은 밀접한 협업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 회장에 스페인의 반도체 사업 현황과 계획을 공유하고 삼성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20억 유로(약 17조원)의 기금을 조성한 후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기업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으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도 최근 3나노미터(nm, 1nm는 10억 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정상의 반도체 기업이다. 스페인로선 반드시 우군으로 확보해야 할 기업인 셈이다.
앞서 산체스 총리는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레예스 마로토 산업관광부 장관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먼저 찾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이 산체스 총리 등 스페인 대표단을 의전했다. 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던 낸드플래시, D램 등을 생산하는 평택 1라인(P1)을 둘러봤다.
이 회장은 숨 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17일 만났고, 이튿날인 이날도 오전에 고(故)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곧장 산체스 총리와 회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재계 관계자는 "각 국이 반도체 생산기지 유치에 뛰어들면서 삼성과 협력이 중요해졌다"며 "윤석열 정부도 반도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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