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LTE가 도입된 이후 스마트폰 판매량을 하루가 다르게 급증했다.
그렇다고 제조사가 마냥 이 흐름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각자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이통3사 가입자 유치 전쟁으로 인해 널뛰기하듯 뛰는 보조금 등으로 인해 시장 재편에도 속도가 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LTE 도입전 국내 휴대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KT테크, SK텔레시스뿐만 아니라 모토로라와 리서치인모션(RIM), 소니에릭슨, 노키아, HTC, 델 등 외산 제조사들이 국내 문을 노크했다.
하지만 LTE 도입 1~2년만에 이 중 대다수. 업체가 휴대전화 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부 휴대폰 사업자가 사업에 손을 떼거나, 한국지사를 철수했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으나 우선적으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안착에 실패하거나 LTE 스마트폰 공급 이슈, 보즈금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 등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일명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게 됐다. LTE를 통해 가입자를 뺏어와야 하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타사와 변별되는 LTE 스마트폰을 공급받아야 했고, 또 과도한 보조금을 통해 웃돈을 주고 고객을 유치하는 상황이어서 중하위 점유율을 기록하던 제조사들은 속절없이 몰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당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LTE가 도입된지 1년 후인 2012년 3분기에 판매된 스마트폰 10대 중 7대는 삼성전자 모델이다.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72.4% 수준이었다. 팬택은 14.2%, LG전자는 12.7%를 기록했다. 나머지 0.7%가 이외 제조사들이 총합 점유율로 기록됐다.
SK텔레시스는 중계기와 CPE, 전송장비 등을 제조하는 통신장비 회사였지만 휴대폰을 제조하기도 했다. 일명 '조인성폰'으로 불린 '윈'은 SK텔레시스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SK텔레콤 단독으로 판매됐다. 2011년 윈을 통해 재기를 꿈꿨던 SK텔레시스는 같은해 9월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다.
2001년 한국통신프리텔(KTF)에서 단말기 부분이 분사돼 설립된 KT테크는 '에버' 휴대폰 브랜드로 유명세를 치룬 곳이다. 2010년 '스마트볼'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KT테크는 이후 '테이크'라는 브랜드를 통해 스마트폰을 출시해왔다. 친숙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과 독특한 기능들로 주목받았다.
KT 단독 모델로 출시된 KT테크 테이크는 2011년 '테이크 야누스'를 통해 듀얼코어폰 경쟁에도 참여한 바 있으며, 2012년에는 '테이크 LTE'로 LTE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수년간 쌓인 판매 부진으로 인해 결국 KT가 청산절차에 돌입했으며, 2013년 1월 철수에 이른다.
외산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휴대폰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던 모토로라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모토로라는 1G 이동통신부터 우리나라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제조사였다. 스마트폰이 개화하자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출시한 저력도 있다. 모토쿼티와 모토글램, 모토믹스, 디파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차별화 정책을 폈다.
하지만 LTE 도입 시기 너무 앞서 출시된 비운의 모델인 '아트릭스'의 부진과 함께, "옛 영광을 되찾자"는 의미로 굴지의 브랜드 '레이저'를 부활시켰으나 그 때 뿐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양한 레이저 파생 모델이 나왔으나 국내 유통은 모두 불발됐다. 결국 2013년 2월 모토로라모빌리티코리아는 한국 시장을 떠났다.
휴대폰 왕좌를 차지한 노키아는 윈도폰 운영체제(OS)로 부활을 시도, 국내서는 KT와 손잡고 '루미아710' 등을 선보였으나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
이와 달리 전세계 시장에서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인 HTC는 국내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터치와 디자이어, 센세이션 등 다양한 시리즈를 선보였다. 국내 유일 와이브로폰인 '이보 4G 플러스'도 HTC의 작품이다.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 원'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판매 부진으로 2011년말 철수를 결정, 한국법인을 정리했다. HTC가 남긴 마지막 정식 모델은 비츠와의 협업모델인 ‘센세이션XL'이다.
리서치인모션(현 블랙베리)은 물리식 쿼티자판을 앞세워 국내 두터운 매니아층을 설렵했으나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결국 짐을 쌌다. 소니도 ‘엑스페리아 아크’ 등을 내놓으며 수성에 나섰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외산 제조사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한 곳은 애플이다. 하지만 LTE 상용화에 따라 스마트폰의 대화면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자 3.5인치, 4인치를 유지했던 아이폰은 점유율 하락을 지켜봐야 했다. 4인치 아이폰5S를 출시하기까지 두 자릿수 점유율은 어느덧 한 자리수로 내려 앉았다.
결과적으로 LTE 시장이 열린지 1년만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으로 양분되는 소위 '삼국' 양상을 띄었다. 이후 2014년 대대적인 이통사의 영업정지 여파와 단말기유통법의 도입으로 인해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3강 체제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LTE-A 킬러 콘텐츠 찾아라
2011년 국내 상용화된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은 2013년 LTE-A로 본격 진화한다. 2013년 2번째로 열린 주파수 경매를 통해 여유분을 확보한 이통3사는 광대역 LTE와 LTE-A를 통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LTE 다운로드 속도를 2배로 높인 LTE-A는 SK텔레콤이 먼저 상용화에 성공했다. 2013년 6월 26일 SK텔레콤이, 같은해 7월 18일 LG유플러스가 도입했다. KT는 간섭문제로 인해 추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통3사는 가입자 확보를 위해 LTE 속도 우위를 강조해야 했다. 타사 대비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마케팅 용어들이 난무했다. 또한 더 빠른 속도를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킬러 콘텐츠 및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2011년 LTE를 첫 상용화할 당시 이통3사가 내세운 LTE 킬러 서비스는 실시간 영상과 개인용 클라우드,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 등이 꼽힌다.
영상의 경우 당양한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N스크린'이 부상했다. SK텔레콤은 '호핀', KT는 '올레tv 나우', LG유플러스는 '슛앤플레이' 서비스를 신설하고 N스크린에 대응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PC와 마찬가지로 다자간 네트워크 게임 형태가 손꼽혔다. CCR의 '포트리스2 RED'와 JCE '프리스타일2 애니웨어' 등이 전면에 섰다.
기업간 활성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개인으로 전이됐다. SK텔레콤은 'T클라우드', KT는 '유클라우드', LG유플러스는 'U+BOX'를 개인용 클라우드로 선보였다.
이통3사의 바람대로 당시 LTE 사용자들은 영상과 게임 콘텐츠 소비에 활발했다. LTE-A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SK텔레콤이 당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LTE-A 고객의 경우 TLE 가입자보다 영상과 게임에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켰다. 영상 관련 콘텐츠는 40.3%, 게임은 32.4%가 증가했다. 영상에서도 스포츠 콘텐츠가 주료 소비됐다.
LG유플러스 역시 멀티미디어가 차지하는 트래픽은 전체 40% 비중, KT 역시 동영상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전체 트래픽의 약 46%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LTE-A 시대 더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이통3사도 이를 알릴 또 다른 킬러 콘텐츠가 절실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공을 들였다. 또한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을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요금제 지원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은 LTE 데이터 요금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마련했다. 우선 동영상 전용 요금제인 'T라이프팩'을 선보였다. 스포츠 영상을 많이 소비하는 고객들이 많았기에 이에 대응하는 'T스포츠팩'도 내놨다. 9천원에 최대 140시간 동영상 시청이 가능했다. 1일 2GB씩 한달간 최대 62GB를 지원받게 됐다.
'심야 데이터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새벽 1시부터 7시 사이에 데이터 사용시 50%를 할인 차감해주기도 했다. 데이터 충전 쿠폰인 'T데이터 쿠폰'이 도입됐다. 가족 데이터 공유를 위한 'T가족 혜택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앞서 SK텔레콤은 신규 브랜드 '눝'을 통해 데이터 선물하기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전용 콘텐츠 역시 스포츠에 집중했다. 'T베이스볼 멀티뷰'는 HD급 화질로 2개의 야구 중계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서비스였다. 국내외 주요 스포츠 경기 생방송과 하이라이트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확대됐다.
LTE 초기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던 KT는 데이터를 2배로 제공하는 '2배 프로모션'을 한시 진행했다. 2013년 9월 광대역LTE 상용화에 따른 조치였다. 이 프로모션은 같은해 10월 31일까지 진행됐다. 이후에도 이러한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N스크린 서비스였던 '올레tv 나우'는 '올레tv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화질을 풀HD급으로 개선했다. 음원 서비스 '지니'역시 음질을 높였다.
LG유플러스는 보이스오버LTE(VoLTE)를 알리기 위해 멀티태스킹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유와(Uwa)'를 론칭했다.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폰의 화면과 음악,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통화를 하면서도 콘텐츠 공유가 가능했다.
실시간 프로야구 중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U+쉐어라이브'를 도입하는 한편, HD라이브, U+내비 LTE 등의 서비스 개선 작업이 수행됐다.
요금제 측면에서는 월 1만원에 LTE 데이터를 하루 2GB씩 제공하는 '100%LTE 데이터팩'을 도입했다. 24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100% LTE 24시간 데이터 프리'를 지원키도 했다.
▶ 다시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목차
1편. 삐삐·카폰 이동통신을 깨우다
① '삐삐' 무선호출기(上)…청약 가입했던 시절② '삐삐' 무선호출기(中)…‘삐삐인생' 그래도 좋다③ '삐삐' 무선호출기(下)…’012 vs 015’ 경합과 몰락 ④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上)…"나, 이런 사람이야!"⑤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下)…’쌍안테나' 역사 속으로2편. 1세대 통신(1G)
⑥ 삼통사 비긴즈⑦ 삼통사 경쟁의 서막⑧ 이동전화 첫 상용화, ‘호돌이’의 추억➈ 이동통신 100만 가입자 시대 열렸다⑩ 100년 통신독점 깨지다…'한국통신 vs 데이콤’3편. 제2이동통신사 大戰
⑪ 제2이통사 大戰 발발…시련의 연속 체신부⑫ 제2이통사 경쟁율 6:1…겨울부터 뜨거웠다⑭ ‘선경·포철·코오롱’ 각축전…제2이통사 확정⑮ 제2이통사 7일만에 ‘불발’…정치, 경제를 압도했다⑯ 2차 제2이통사 선정 발표…판 흔든 정부·춤추는 기업⑰ 최종현 선경회장 뚝심 통했다…’제1이통사’ 민간 탄생⑱ 신세기통신 출범…1·2 이통사 민간 ‘경합’4편.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⑲ ‘라붐’ 속 한 장면…2G CDMA 첫 항해 시작⑳ 2G CDMA "가보자 vs 안된다"…해결사 등판㉑ CDMA 예비시험 통과했지만…상용시험 무거운 ‘첫걸음’㉒ 한국통신·데이콤 ‘TDMA’ vs 한국이통·신세기 ‘CDMA’㉓ 한국이동통신 도박 통했다…PCS 표준 CDMA 확정㉔ ‘디지털·스피드 011’ 탄생…세계 최초 CDMA 쾌거㉕ ‘파워 디지털 017’ 탄생…신세기통신 CDMA 상용화5편. 이동통신 춘추전국시대 개막
㉖ 제3 이동통신사 찾아라…新 PCS 선정 개막㉗ ‘LG텔레콤 vs 에버넷’…‘한솔PCS vs 글로텔 vs 그린텔’㉘ PCS 사업자 확정…‘한국통신·LG·한솔’㉙ ‘016’ 한국통신프리텔·‘018’ 한솔PCS·‘019’ LG텔레콤㉚ ‘PCS 경합’…64세 어르신도 번지점프 했다㉛ 이동통신 5사 ‘각자도생’…춘추전국시대 개막6편. 이동통신 혼돈의 세기말
㉜ 3G IMT-2000 향한 첫 항해 시작㉝ 이동통신 1천만 돌파했으나 ‘풍요속 빈곤’…新 브랜드 ‘SKY’ 탄생㉞ 스무살의 011 TTL·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묻지마 다쳐㉟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사상 첫 점유율 낮추기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7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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㊻ SKT ’T 브랜드’ 탄생 vs KTF ”쑈(SHOW)를 하라” ㊼ “악법도 법이다”…LGT IMT-2000 사업권 반납㊽ SK텔레콤, 하나로 품다…유무선 통합 1위 도전㊾ KT-KTF 합병…이석채 회장 통합KT 시대 개막㊿ ‘LG 삼콤사’ 텔레콤·데이콤·파워콤 = LGU+ 통합 출범10편. 아이폰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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