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LTE 추가 주파수를 획득한 이통사들은 보다 망 고도화를 통한 품질 향상에 집중했다.
앞서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가 LTE 다음 진화세대를 표준화하기 위해 릴리즈10 단계에서부터 LTE-어드밴스드(Advanced)를 추진했다. 일반적으로 요약해 LTE-A라 표현했다.
LTE-A 세대부터는 LTE와 와이파이망을 결합하는 MPTCP, 비면허대역에서의 LTE 운용이 가능한 LTE-U, 변복조 기술로 품질 과 속도향상이 가능한 256쾀(QAM)과 업링크64쾀, 여러 안테나를 통해 데이터를 분산 전송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4X4 MIMO 등이 포함됐다.
그 중에서도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연관되면서 이통3사가 마케팅 측면에서 유용한 기술인 ‘주파수집성기술(CA)’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전세계적으로 이동통신 주파수는 이전세대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파편화가 불가피했다. 파편화된 주파수를 각각 정리해 통합하는 작업은 엄두를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CA 기술은 주파수를 묶어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이다. 1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2차선 도로 확장이라는 비유는 보다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함이다. 실제로는 다소 떨어져 있는 주파수 대역에 ‘A'라는 데이터를 나눠 한쪽에 ‘Aa’를, 다른 대역에 ‘Ab’를 분산해 전송하고 마지막 지점에서 Aa와 Ab를 다시 합쳐 ‘A’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원리다. 광대역이 물리적이라고 한다면 CA는 가상화해 마치 1차선을 2차선 도로처럼 쓰게 해주는 셈이다.
CA는 여러개의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지국간 협력통신 콤프(CoMP), 확장된 셀간 간섭 제어기술(EICIC) 등으로 구성됐다.
이통3사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SK텔레콤이었다. 2013년 6월 26일 LTE-A 상용화를 발표했다.
LTE는 다운로드와 업로드를 대역 구분해 전송하는 주파수분할(FDD) 방식이다. 10MHz 대역폭에서 낼 수 있는 이론상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75Mbps다. 10MHz대역폭을 추가해 CA로 묶는다면 그 2배인 1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LTE-A를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단말이 필수로 따라붙어야 완전한 상용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출시된 갤럭시S4를 기반으로 '갤럭시S4 LTE-A'를 별도 출시했다.
뒤 이어 LG유플러스가 LTE-A 상용화 대열에 합류했다. 7월 18일 갤럭시S4 LTE-A 출시에 맞춰 서비스를 도입했다. 양사는 2013년말까지 전국망 완성에 힘을 쏟았다.
이미 두 대역을 교차로 활용할 수 있는 LTE 멀티캐리어 기술을 도입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A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적용이 가능했으나 KT는 사정이 달랐다. 당시 KT는 2G 종료 대역인 1.8GHz 주파수에서 LTE를 서비스했으나, 유휴 주파수인 900MHz 대역은 간섭으로 인해 운용이 어려웠다. 게다가 1차 주파수 경매에서 획득한 800MHz 주파수는 10MHz폭으로 도입에 따른 부담을 감당해야 해 계륵처럼 여겨졌다.
KT는 읍소를 선택했다. 경기도 안양지사에서 900MHz 주파수 간섭현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KT는 "아픈 다리를 치료받지 못해 목발보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무선인식전자태그(RFID)와 쿼드리스폰 간섭으로 인해 제대로된 LTE-A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T는 미래부에 900MHz 주파수 대역을 1MHz폭 이전을 요청했다.
KT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인접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 중인 LG유플러스의 동의가 필요했다. LG유플러스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섭 발생으로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당시 KT 900MHz 주파수는 905~915MHz,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는 914~915MHz, LG유플러스 800MHz 주파수는 884~894MHz폭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같은 갈등은 미래부를 중심으로 국립전파연구원과 KT, LG유플러스 등 의견수렴과 전문가 자문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주파수 이동폭을 0.7MHz로 하겠다는 결정에 따라 일부 해소됐다. 결과적으로 2014년 2월 11일 미래부는 900MHz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심사를 실시해 이전 할당을 최종 확정했다.
우여곡절이 있기는 하나 이통3사 LTE-A 도입은 글로벌 시장 대비 약 1년 가량 앞선 성과였다. SK텔레콤과 L유플러스의 경우 전세계 시장에서 22번째 LTE 상용화 이통사였으나, LTE-A부터 세계 최초 기업으로 부상했다. 그 위상이 어느 정도였나면,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 등이 우리나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방한했다.
SK텔레콤의 경우 LTE-A 도입 4개월만에 LTE 가입자 150만명을 확보했다. 2011년 7월 LTE가 상용화된 후 7개월만에 100만명을 모집한데 비해 빠른 속도의 가입자 증가폭을 보였다. LTE-A 가입자의 경우 LTE 가입자보다 약 73% 더 높은 데이터 사용률을 보이기도 했다.
◆ 광대역 LTE-A 마케팅 논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파수집성기술(CA)을 통한 LTE-A 시대에 먼저 진입한 가운데, KT는 900MHz폭 간섭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다행히 KT는 주파수 경매를 통해 LTE 주력 주파수로 활용했던 1.8GHz 인접대역 15MHz폭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통사가 여유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경쟁을 한층 더 격렬해졌다. 다소 어려운 네트워크 기술을 보다 쉽게 직관적으로 표현하면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마케팅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바람과 다르게 시장의 혼란을 한층 더 심화됐다. 과열경쟁이 오히려 시장혼란을 가져온 셈이다.
발단은 경쟁사 대비 다소 늦게 LTE를 도입한 KT로부터 발생했다. KT는 2차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보한 1.8GHz 인접대역을 가동하면서 ‘국내 최초 광대역 LTE-A 서비스 개시’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타사 대비 3배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같은 홍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발끈했다. 있지도 않은 ‘광대역 LTE-A’라는 마케팅 홍보로 인해 KT가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사실과 다른 잘못된 용어라도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인지시켜 승기를 가져가는 얄팍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KT도 지지않고 맞섰다. 광대역 LTE와 LTE-A를 따로 설명하려면 소비자들이 더 혼동스러울 수 있어 선택한 마케팅 용어이며, 두 단어를 붙이지 않고 따로 띄어쓰기한 것 역시 이러한 두개의 별개 기술을 도입해 운영하겠다는 의미라 반박했다.
마케팅 용어 하나에도 비난을 서슴치 않는 이통3사의 이같은 행태 자체가 당시 경쟁 양상을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표지다. 다만, 고객 혼란은 자명했기에 과열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았다.
3GPP 기술 표준에 따라 ‘LTE-A’는 초기 LTE보다 진화된 세대를 의미한다. 즉, LTE-A는 LTE를 구현하는 모든 기술에 대한 진화의 총집합체다. 그 중, ‘2배 빠르다'라는 직관적 설명이 가능한 주파수집성기술(CA)이 대표적으로 마케팅에 활용됐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는 ‘LTE-A=CA’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광대역 LTE’는 기존 대역 대비 보다 넓은 대역에서 LTE를 서비스한다는 의미다. 20MHz대역폭에 인접대역인 20MHz대역폭을 더해 총 물리적으로 40MHz 대역폭에서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해서 ‘광대역 LTE’라 지칭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상 ‘광대역 LTE-A’는 이 두가지 개념을 융합한 의미로 해석된다. 광대역 LTE 두 개 이상을 엮어 최대 속도를 높인다는 뜻이다. 단일 대역의 속도는 75Mbps, 광대역은 150Mbps, 만약 광대역 2개를 엮는다면 300Mbps 속도에 도달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당시 KT는 광대역 LTE만이 가능해 이론상 최대 속도는 150Mbps에 불과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비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KT의 주장도 일견 타당하다. 띄어쓰기로 구분했다고 하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이해는 가능하다. 물론 둘 모두 이통사가 만든 마케팅 용어이며 그에 따른 소비자 혼란을 야기시켰다는데 문제가 있다.
기술 상황과 관련없이 마케팅 용어가 우선적으로 쓰이는 사례는 이후에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한편으로는 효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복잡한 기술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기에 불신이 쌓였다.
▶ 다시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목차
1편. 삐삐·카폰 이동통신을 깨우다
① '삐삐' 무선호출기(上)…청약 가입했던 시절② '삐삐' 무선호출기(中)…‘삐삐인생' 그래도 좋다③ '삐삐' 무선호출기(下)…’012 vs 015’ 경합과 몰락 ④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上)…"나, 이런 사람이야!"⑤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下)…’쌍안테나' 역사 속으로2편. 1세대 통신(1G)
⑥ 삼통사 비긴즈⑦ 삼통사 경쟁의 서막⑧ 이동전화 첫 상용화, ‘호돌이’의 추억➈ 이동통신 100만 가입자 시대 열렸다⑩ 100년 통신독점 깨지다…'한국통신 vs 데이콤’3편. 제2이동통신사 大戰
⑪ 제2이통사 大戰 발발…시련의 연속 체신부⑫ 제2이통사 경쟁율 6:1…겨울부터 뜨거웠다⑭ ‘선경·포철·코오롱’ 각축전…제2이통사 확정⑮ 제2이통사 7일만에 ‘불발’…정치, 경제를 압도했다⑯ 2차 제2이통사 선정 발표…판 흔든 정부·춤추는 기업⑰ 최종현 선경회장 뚝심 통했다…’제1이통사’ 민간 탄생⑱ 신세기통신 출범…1·2 이통사 민간 ‘경합’4편.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⑲ ‘라붐’ 속 한 장면…2G CDMA 첫 항해 시작⑳ 2G CDMA "가보자 vs 안된다"…해결사 등판㉑ CDMA 예비시험 통과했지만…상용시험 무거운 ‘첫걸음’㉒ 한국통신·데이콤 ‘TDMA’ vs 한국이통·신세기 ‘CDMA’㉓ 한국이동통신 도박 통했다…PCS 표준 CDMA 확정㉔ ‘디지털·스피드 011’ 탄생…세계 최초 CDMA 쾌거㉕ ‘파워 디지털 017’ 탄생…신세기통신 CDMA 상용화5편. 이동통신 춘추전국시대 개막
㉖ 제3 이동통신사 찾아라…新 PCS 선정 개막㉗ ‘LG텔레콤 vs 에버넷’…‘한솔PCS vs 글로텔 vs 그린텔’㉘ PCS 사업자 확정…‘한국통신·LG·한솔’㉙ ‘016’ 한국통신프리텔·‘018’ 한솔PCS·‘019’ LG텔레콤㉚ ‘PCS 경합’…64세 어르신도 번지점프 했다㉛ 이동통신 5사 ‘각자도생’…춘추전국시대 개막6편. 이동통신 혼돈의 세기말
㉜ 3G IMT-2000 향한 첫 항해 시작㉝ 이동통신 1천만 돌파했으나 ‘풍요속 빈곤’…新 브랜드 ‘SKY’ 탄생㉞ 스무살의 011 TTL·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묻지마 다쳐㉟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사상 첫 점유율 낮추기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7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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