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애플에 아이폰13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다시 공급하고, 아이폰14용 패널 생산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BOE는 아이폰13 OLED 설계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BOE가 올해 애플에 패널을 공급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애플은 BOE 패널을 재승인했고 아이폰13은 물론 아이폰14 물량도 수급할 전망이다. 다만 BOE가 올해 애플에 공급하는 패널 규모는 2천만대로 예상치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상반기 OLED 세미나'에서 "BOE가 아이폰13 패널 생산을 이달 초 부터 재시작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이폰14향도 4개 라인, 월 생산능력(캐파) 100만대 물량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OE는 제조 난이도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아이폰13용 OLED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선폭을 임의 변경한 것이 올 초 발각되면서 애플이 BOE 물량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로선 BOE를 배제하면 삼성디스플레이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BOE로부터도 패널을 받아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게 디스플레이 업체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하다.
유비리서치는 BOE가 올해 애플에 아이폰12와 아이폰13용 패널을 1천500만대, 아이폰14용을 500만대 총 2천만대를 공급한다고 예상했다. 이는 업계가 예상했던 공급량 3천만~4천만대 절반 수준이다.
올해 애플이 구매하는 OLED 중 BOE 물량 비중도 20%를 넘어선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도 10%에 그칠 전망이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에 OLED 패널을 1억3천700만대 공급해 애플이 수급하는 물량의 65%를, LG디스플레이가 5천300만대를 공급해 25%를 차지한다고 내다봤다.
BOE는 중소형 OLED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패널 단가, 수율 문제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OE의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126억 위안(약 2조4천억원)이지만 OLED 사업부는 100억 위안(약 1조9천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BOE의 아이폰13 패널 가격은 약 50 달러로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며 "OLED 사업부는 적자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 전략이 한국 업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중국이 LCD에 이어 OLED도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며 "아직 중국의 OLED 기술은 한국을 못 따라가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한국 업체들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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