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회 원(院)구성 협상 난항이 악화일로를 겪는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상호 간의 고소를 취하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이재명 살리기'를 위해 정략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민주당은 "이재명의 이름조차 거명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파국을 예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기현 의원 주도의 당내 공부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라는데 전부 우리가 한 건 이재명 후보에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을 하는데, 그냥 법사위 주고 나머지 11대7로 나누면 되는데, 계속 원구성과 관계없는 조건을 붙인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 국면에서 안건조정위원회, 법사위, 본회의 불법 통과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헌법소원을 제기한 걸 (민주당이) 취하해달라고 했다. 떳떳하면 왜 취하해달라고 하나"라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의 이같은 폭로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얼토당토않은 발언으로 찬물 끼얹는 말씀하셔서 기가 찬다"며 "사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 바로 잡아주시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중 만남은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비대위 모두발언을 통해 권 원내대표에게 원구성 협상을 위한 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 천안함 추모행사에서 자신에게 대선 기간에 벌어진 양당의 고소를 취하하는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고도 부연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제가 이야기한 건 원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선 지선 치르는 과정에서 양 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것들이 있으니 서로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취하하는 게 어떠냐는 의사를 타진한 적은 있다"며 "이재명 (의원의) 이름조차 거명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특정인이나 특정 사실이 아닌 양당이 서로에게 겨눈 소송의 일괄적 취하를 제안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고 주장하며 "여야 관계의 회복을 위해 벌어진 이야기들이 사실과 달리 왜곡돼 공개되면서 (국민의힘이) 진정성을 갖고 원 정상화와 여야 관계 회복하려 하는건지 정말 의문이 들고 분노스럽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 수석과 송 수석은 전날(21일)과 이틀 전(20일) 원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가졌으나 모두 소득 없이 끝났다.
여야에 따르면 후반기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양 당이 원내 여러 현안의 타결을 함께 거론하면서 이견을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여당이 당시 합의안을 파기한 점을 거론하며 상호 고소 취하 문제와 함께 법제사법위원회의 권한 분산, 국민의힘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참여 등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주장과 거리를 두며 야당에 서해 공무원 사건 진상조사 특위 참여 등을 압박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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