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현장도 비상이 걸렸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 본사 앞에서 일부 차로를 막고 총파업(운송 거부) 출정식을 했다. 출정식에는 약 800명이 참가했다.
파업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육상 출하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제품의 육상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포스코는 화물차, 선박, 철도 등을 통해 물류를 출하해왔다. 연평균 하루 출하량은 약 5만 톤(t) 규모로, 화물차를 이용한 육상운송은 하루 2만 톤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화물차를 이용한 육송은 전면 중단됐다"며 "파업에 대비해 고객사에 비상용 긴급 자재를 미리 출하했고, 철도나 선박 등을 이용해 운송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이날부로 화물차를 이용한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하루 9천 톤 규모의 제품을 출하해 왔다.
현대제철은 파업이 이어지면 하루 평균 4만 톤 이상의 제품을 출고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의 일평균 판매량(5만5천 톤)의 70%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철강업체들은 파업 기간에 육상운송 대신 철도운송이나 연안 해상운송 등으로 대체 수송에 나설 계획지지만, 개별 회사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육상운송 지연에 따른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파업은 대정부 투쟁이어서 개별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도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부산신항,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DC), 대산·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 등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는 전면 봉쇄돼 차량 통행이 없다"며 "주요 거점에 대한 봉쇄로 물동량 타격과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오전 울산 신항 앞에서 화물연대 노조 조합원 200여 명이 울산 석유화학단지 출입구를 봉쇄하며 차량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이 일어나 조합원 4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경찰 기동대 4명이 타박상을 입고, 3명은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물연대 파업 당시 공장에서 물류센터나 주유소로 제품을 운송하는 육상 경로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뿐 아니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물류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총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택배업계도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화물연대와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별개 조직이어서 택배노조의 경우 총파업 참여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택배업계에서도 파업 분위기가 감지되며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그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택배노조 우체국본부는 우정사업본부와의 임금교섭을 이유로 오는 14일 경고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도 일선 대리점들이 조합원에 대해 계약해지를 강행하고,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며 물류량이 적은 월요일에 한해 부분 파업을 진행 중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택배 쪽에 큰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그 여파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지금으로선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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