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이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LG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설정하기 위해서다. 재계에선 '뉴 LG' 기틀을 다지고 있는 구 회장이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날부터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한다. 다음달 9일, 30일에는 각각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전략보고회가 예정돼 있다.
LG그룹이 구 회장 주재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하는 것은 3년 만이다. LG는 지난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사업보고회를 실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있었던 지난 2년간은 하반기 한 차례만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실용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도 반영됐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주요 도시 봉쇄, 공급망 위기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전략 재정비와 미래 역량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번 전략보고회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점검 대상 계열사 및 사업본부가 5~7개에 집중된다. 보고회는 각 계열사 및 사업본부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한 달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LG그룹은 앞으로도 매년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고 3년마다 1회 이상 주요 계열사와 해당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10~11월에 열렸던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예년과 같이 실시된다.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한해의 사업성과를 점검하고 이듬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이번 전략보고회 역시 총수인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한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사업보고회를 주재했는데, 지시나 보고보다는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형태로 방식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전략보고회는 통상 LG화학 등 화학 계열사가 먼저 보고에 나서고 이어 전자, 통신 계열 등의 순으로 보고회가 진행됐다. LG전자 같이 규모가 큰 계열사는 사업본부별로 나눠 보고한다. LG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보고회에선 평소 구 회장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고객가치·미래준비 등 3대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사업재편·신사업 발굴·주력 성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각 계열사별 현안도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는 가전과 TV 사업 성장성을 이어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움직임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LG가 오는 3분기에 국내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데이터 관련 그룹 차원의 종합 보고서를 낼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각 계열사별 ESG 전략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지속 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재편과 투자를 하면서 변화를 주도해왔다"며 "이번에 중장기 전략이 구체화될 경우 이를 토대로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과 투자·경영전략 수정 등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LG그룹의 먹거리로 성과를 내고 있는 전장, 배터리, 차량반도체 등 신사업 시너지 방안도 함께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