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덕수 인준 거부 선언…"의총 통해 당론으로 정할 것"
강병원 "韓총리, 회전문 인사 우려돼"…박홍근 "인준 연계할 생각 없다"
9일 한동훈 청문회 앞두고 강공…윤호중 "韓, 공수처 조사실에 앉아야"
박주민, 청문회 재연기 가능성 거론…"당선인 전향적 판단 있어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일 '한한령(한덕수, 한동훈 공격령)'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성사로 원내 1당의 힘을 과시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총리·장관 인준 거부로 새 정부 출범에 제동을 걸며 다시 한번 실력행사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의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 거부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공직 경력을 활용해 김앤장 고문, 에쓰오일 사외이사 등으로 근무했던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공직에서 민간을 거쳐 다시 공직으로 넘어오는 '회전문 인사'가 당연시된다는 이유를 들어 총리 인준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김의겸 의원은 "지난 10년간 무역협회, 김앤장 등을 거치면서 44억원의 큰 재산을 축적한 분이 다시 우리 공직사회 수장으로 돌아온다면 수십만 공직자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이겠느냐"며 "저는 그 부분이 우리 공직사회에 부정적인 의미와 타락의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총리 인준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총리와 장관 인준과 관련해 조만간 전체 뜻을 모으는 의총을 소집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 되면 총리 인사청문회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오늘 기자회견 내용을 의총에 전달하고 다른 의원 의견도 수용해서 (인준 관련) 당론을 정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총리 임명 없이 정부를 출범시키겠단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강 의원은 "국회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는 말이 당선인 입에서 나오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한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높다는 국민 여론도 귀담아듣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한 후보자의 인준을 한동훈, 정호영 장관 후보자 등의 낙마와 연계하려 한다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중간보고회에서 이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만 저희는 연계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들도 한 후보자를 부적격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국민 눈높이에서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후보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청문회가 예정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도 이날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후보자의 자녀의 '부모찬스' 의혹을 거론하며, 한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주문했다.
그는 "한동훈이 앉아야 할 자리는 국무위원석이 아니라 공수처 조사실 의자다"라고 일갈하며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도덕성, 자질, 인성 모두 완벽한 실격"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한 후보자가 개인정보를 이유로 자신의 의혹에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9일 인사청문회도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밝히며 이미 한 차례 연기된 한 후보자 청문회의 재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 정부 출범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다시 한번 한 후보자에 압박을 가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나 향후 원구성 협상 등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덕수·한동훈 인준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당선인도 내각 인준 문제를 강대강 대치로만 몰고 갈 게 아니라 우리의 요구에 대해 전향적인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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