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기술을 확보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대응 차원에서 사업성을 검토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하게 된다면 외환위기 여파로 반도체 사업을 포기한 지 23년 만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받았다.
ISO 26262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전자 장치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규격이다.
LG전자는 이번 인증 획득으로 전자제어장치(ECU),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특히 LG전자는 이번에 ISO 26262에서 정의하고 있는 자동차 기능안전성 가운데 최고 수준인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 자동차안전무결성수준) D등급의 부품 개발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는 LG전자가 A등급부터 D등급까지 모든 등급의 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SIL은 사고의 심각도(Severity), 발생빈도(Probability of Exposure), 제어가능성(Controllability) 등에 따라 최저 A등급에서 최고 D등급까지 4단계로 분류된다. D등급은 1억 시간 동안 연속 사용했을 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고장을 1회 이하로 관리하는 가장 엄격한 등급이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의 기능안전성 인증을 획득할 뿐만 아니라 인증 대상을 지속 확대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기능안전 수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면서 차 반도체를 내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아직은 "검토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20여년만에 반도체 사업에 재도전할 수 있는 셈이다.
LG는 주력으로 키우던 LG반도체를 외환위기 때문에 1999년 정부 주도의 빅딜로 현대전자에 넘겨야 했다. 이후에도 반도체 웨이퍼 생산회사인 LG실트론을 2017년 SK그룹에 매각했고, 지난해 5월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가 계열분리되면서 LG그룹은 반도체 사업에서 멀어지게 됐다.
LG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장 사업 흑자전환이 지연되면서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LG전자 CTO 부문은 디지털 로직 설계와 시스템온칩(SoC) 인력을 채용했고 MCU 관련 업체들과도 협력도 모색했다.
김진경 LG전자 SIC센터장(상무)은 "빠르게 IT기기화 되고 있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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