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정부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방식을 '인링크(포털 내에서 보는 방식)'에서 '아웃링크(포털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들어가 보는 방식)'로 단계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네이버·카카오 내 '알고리즘 투명성 위원회(가칭)'라는 법적 기구를 설치하도록 하고, 전문가 중심의 위원들이 포털 뉴스를 배열하는 알고리즘을 검증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성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2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포털 등 미디어 플랫폼의 신뢰성·투명성 제고방안'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발표했다.
박성중 간사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이용하는 창구를 보면 전체 88.5%가 포털 등 검색엔진을 이용해 본다고 한다"며 "특히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주요 기사를 포털 내부에서 본다"고 언급했다.
박 간사는 이 같은 인링크 방식이 이용자들에게 편의성을 준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언론사에 대한 포털의 지배력을 높이고 포털 내 뉴스 배열 등으로 사실상의 편집권을 행사해 여론 형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웃링크로의 전환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즉 구글 등 해외 검색엔진처럼 뉴스 소비 방식을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곧바로 전면적인 아웃링크를 도입하지는 않고,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웃링크가 언론사 독립성을 높이는 등의 장점은 있지만, 뉴스 소비 시 이용자의 불편이 늘어나고 자칫 자사 홈페이지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 매체들이 제목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쓰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박 간사는 "언론사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아웃링크 전환을 유도할 것"이라며 "아웃링크 전환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전면적인 전환 여부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문제가 지속된다면 포털의 편집권을 없애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포털의 뉴스 배열 관련 알고리즘 검증을 위한 위원회 설립에도 착수한다. 박 간사는 "잘못된 정보가 알고리즘을 통해 여과 없이 그대로 포털에 유통되는 것이 가짜뉴스 확산의 요인"이라며 "전문가 중심의 '알고리즘 투명성 위원회'를 포털 내에 설치, 정부가 검증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법으로 위원회의 인적구성과 자격요건, 업무 등을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검증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뉴스 알고리즘 기준을 공개해,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인수위의 설명이다. 박성중 간사는 "포털이 가짜뉴스와 확증편향의 숙주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플랫폼별 알고리즘 공개가 기업의 영업 기밀 침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글은 알고리즘 기준을 16개 항목으로 상세하게 나눠 공개한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추상적인 기준만 제시했다"며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론사의 네이버·카카오 입점 여부를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도 손본다. 제평위에서 진행하는 모든 회의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해 전체 공개하고, 나아가 제평위를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단일 단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입점 여부를 살피는데, 이를 포털 내에 각각 설치하는 방식으로 나누겠다는 것이다.
박 간사는 "제평위 목에 방울을 달 것"이라며 "언론사의 생사 여부를 결정하면서 그 결과를 꽁꽁 숨기는 방식으로는 공정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밀실 심사를 투명하게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유튜브가 규정을 어긴 영상을 올린 이용자들에게 부여하는 '노란딱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제재 사유를 공지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란딱지'를 부여받을 경우 영상에 대한 수익창출이 일절 불가능해져 이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만, 정작 유튜브는 '노란딱지' 부여와 관련해 제대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그간 불만이 컸다.
박 간사는 "'노란딱지'는 구글 마음대로 결정해 버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며 "이러한 사업자의 제재 조치를 받을 때는 최소한의 제재 사유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이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수위는 이 같은 정책 방향을 기준으로 세부 시행 계획을 마련해, 이를 토대로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
/윤선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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