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저도 신기하네요." 마침내 기다리던 첫승을 신고했다. KT 위즈 선발 마운드에서 토종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고영표가 올 시즌 개막 후 첫승을 올렸다.
그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제몫을 다했다. 그는 6회 2사까지 LG 타선을 노히트로 꽁꽁 묶는 등 이날 7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1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KT 타선도 고영표 어깨를 가볍게했다. 5회 빅이닝을 만들며 리를 잡았다. 고영표는 더욱 힘을 냈다. 6회말 박해민에게 인타를 허용해 노히트가 깨졌고 1사 만루와 2사 만루로 연달아 몰렸지만 실점하지 않고 7이닝까지 소화했다.
KT는 이날 LG에 5-0으로 이겼고 고영표는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시즌 개막 후 이날에 앞서 두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승리와 인연은 맺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를 했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타선이 침묵했기도 했고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LG를 상대로 기분좋은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고영표는 LG 타선을 상대로 강했다. 그는 지난 시즌 LG와 6차례 만나 41.1이닝을 소화했고 3승 1패 9실점(8자책) 평균자책점 1.73으로 짠물투를 자랑했다.
역대 개인 통산 LG전 성적도 괜찮다. 그는 28경기(10경기 선발 등판)에 나와 87.1이닝을 던지며 6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그는 이날 LG전을 마치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상하게도 LG와 경기를 치르면 잘 풀리는 것 같고 안 좋았던 리듬도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앞선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 투구 리듬이나 타이밍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오늘 피칭에서 지난해 좋았던 폼이나 리듬을 조금은 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LG에 강한 이유에 대해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장성우(포수) 형 덕을 많이 본다"며 "LG 타자들이 변화구를 잘 따라 나온다거나 타석 앞쪽에서 타격을 한다는 등 그런 습관을 잘 파악하는 것 같다. 그리고 LG도 그렇고 SSG 랜더스 등 자주 상대하는 팀 타선에 대해서는 등판시 콘셉트를 잡고 나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한화 이글스전에는 등판한 기억이 별로 없다"고 웃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고영표의 첫승을 축하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라며 "고영표는 선발투수로 역할을 다했고 뒤이어 나온 불펜진도 깔끔하게 막았다"고 말했다.
고영표의 호투로 KT는 불펜 자원을 아꼈다. 심재민과 하준호는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타선도 고영표를 도왔다.
0-0이던 5회초 대거 5점을 내 승기를 잡았다. 이 감독은 "심우준(2안타)은 빅이닝 물꼬를 튼 안타를 쳤고 타선도 효과적으로 점수를 내 고영표의 첫승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적시 2루타를 때린 김민혁이 이날 결승타 주인공이 됐고 박병호는 1안타만 기록했지만 추가점을 이끌어낸 귀중헌 2타점 적시타를 쳤다.
고영표는 "앞선 선발 등판에서는 팀이 연패를 당하는 등 힘든 상황이었고 타자들도 이에 따른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 경기로인해 더 좋게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타자들도 앞으로 더 잘 치거라고 본다. 그래서 지난해 통합우승을 달성했을 때와 같은 분위기나 흐름을 탔으면 한다"고 동료들을 응원했다.
/잠실=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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