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 GS건설의 지분정리 활발…허윤홍 중심 체계 굳힌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GS건설이 지분정리에 나서고 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동생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과 허명수 전 GS건설 사장이 GS건설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을 중심으로 4세 경영을 본격화한 가운데 허윤홍 체계가 공고화될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정수 회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신의 GS건설 지분을 장내매도하고 있다. 허정수 회장은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총 5만 주(0.06%)를 매도했다. 17일에는 허명수 전 사장이 1만99주(0.01%)를 매도했다.

특히 허정수 회장은 지난해 여러 차례 GS건설 지분을 매도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총 3만 주, 4월에는 19만5천 주, 3월에는 3만5천 주 등 무려 26만 주(0.30%)를 매도했다. 허정수 회장은 지난해 초 1.87%에서 1.51%로 0.36%포인트 감소했다.

허정수 회장의 지분 매도로 허윤홍 사장은 5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GS건설 지분구조는 ▲허창수 회장 8.28% ▲허진수 GS칼텍스 이사회의장 3.55%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 2.86% ▲허태수 GS 회장 1.79%에 이어 허윤홍 사장이 1.56%로 5위로 올라섰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지분구조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GS그룹은 회장들이 조카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수 회장은 지난 2020년 허윤홍 사장에게 자신의 지분 상당액을 증여했다가 일부 수증취소하기도 했다.

앞서 허윤홍 사장은 지난 2020년 11월 허정수 회장으로부터 GS건설 주식 1.38%(110만9천180주)를 증여받았다. 주당 단가는 3만1천750원으로 증여 받은 지분가치만 무려 352억1천646만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허윤홍 사장은 GS건설 지분율이 1.81%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허윤홍 사장은 허정수 회장으로부터의 증여받은 지분 가운데 0.15%(11만8천636주) 수증을 취소했다. 허윤홍 사장이 수증을 일부 취소한 이유는 GS건설 주가 급등에 따라 증여세를 부담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여전히 허정수 회장이 증여세 부담이 최소화할 시점에 맞춰 허윤홍 사장에게 추가 증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홍 사장의 지분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정수 회장은 허윤홍 사장에게 수증하는 것에 대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장내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 보유주식은 할증률이 20% 붙는다. 만일 허윤홍 사장이 보유한 현금이 없다면, 지분 증여를 받기 위해 자신의 지분을 오히려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윤홍 사장은 향후 허창수 회장의 지분을 상속·증여 받고, 허창수 회장의 개인회사 남촌재단의 지원을 통해 GS건설의 지배권을 확보해야 한다. 허윤홍 사장은 지난 2019년 말 정기인사에서 신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한 뒤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사업 부문 매출은 2천998억원에서 3천315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GS건설은 주택모듈, 수처리, 데이터센터 등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이미 계열사별 지분구조 정리 구상을 끝냈을 것"이라며 "허윤홍, 허세홍 사장 등 4세 오너일가들이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4세 경영진들의 성과 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