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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키옥시아…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원재료 오염·지진 등으로 잇단 생산 중단…반사이익·엑시트 지연 가능성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낸드플래시 3위권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가 원재료 오염, 지진 등 악재를 만나면서 키옥시아의 투자자이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옥시아가 낸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경쟁사로서 SK하이닉스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로 키옥시아의 상장이 늦춰지면 투자자인 SK하이닉스의 투자금 회수 시점(엑시트)도 지연될 수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일본 이와테현 기타카미 K1 공장이 지진으로 웨이퍼를 입력하는 부분이 손상됐다고 판단해 생산 점검에 돌입했다.

키옥시아는 지난 2월 요카이치와 기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낸드플래시 원재료 오염이 발생해 양산을 중단했는데 한 달만에 지진으로 또 생산에 차질을 입게 된 셈이다. 키옥시아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의 약 8%를 공급한다.

키옥시아 K1 팹 [사진=키옥시아 ]
키옥시아 K1 팹 [사진=키옥시아 ]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K1 공장이 이번 지진으로 가동이 늦어지면 생산량이 추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키옥시아의 생산 차질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매출 점유율은 14.1%, 지난해말 인수한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은 5.4%였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19.5%로 삼성전자(33.1%)에 이어 2위다. 키옥시아의 낸드시장 점유율은 19.2%로 3위를 차지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키옥시아의 공급 차질 영향이 작용해 큰 폭의 낸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성이 급감했던 SK하이닉스 낸드 부분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투자자 입장에서 키옥시아를 본다면 현재 상황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미국 사모투자펀드사인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4조원을 키옥시아에 투자했다. 4조원 가운데 2조7천억원은 재무적투자자(LP)로, 1조3천억원은 전환사채(CB)로 투자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상장이 마무리되면 전체 투자금 중 LP에 해당하는 2조7천억원은 순차적으로 회수하고 나머지는 키옥시아 지분으로 보유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장 시점이다. 키옥시아는 지난 2020년 상장을 시도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를 연기했다. 지난해 9월에도 상장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업황 악화로 성사되지 못했다. 올해도 생산 중단 사태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옥시아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엑시트에 조급해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1월 CES에서 "전체적인 낸드 환경을 봤을 때 키옥시아와 하이닉스는 주요 기업이기 때문에 전략면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돈을 버는 것보다는 현재 키옥시아와 하이닉스가 우군으로서 경쟁하고 좋은 관계를 가져갈 수 있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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