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격화된 부동산 민심을 등에 업고 가장 먼저 부동산 정책 대수술에 돌입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와 달리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10일 국민의힘의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목표는 5년간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130만호에서 최대 150만호까지 공급한다. 특히 민간주도 공급으로만 200만호 이상을 소화할 계획으로 민간개발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재건축·재개발 47만호(수도권 31만호)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20만호(수도권 13만호)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8만호(수도권 14만호) ▲소규모 정비사업 10만호(수도권 7만호) ▲공공택지 142만호(수도권 74만호) 등이다.
아울러 청년층을 위한 청년원가주택으로 30만 가구를 공급한다. 청년원가주택은 분양가의 20%를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매입하는 형태의 주택이다. 5년 이상 거주한 뒤 집을 매각하면 국가가 매입하는데, 매매차익의 최대 70%를 되돌려준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주택인 '역세권 첫 집'도 20만 가구를 공급한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상향해 준 뒤 늘어난 용적률(200%)의 절반을 공공분양주택으로 기부채납 받아 일부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공유지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이를 위해 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윤 당선인은 선거 전 TV토론에서 "내 집이든, 전셋집이든 일단 집을 구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들을 없애야 할 것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정비사업·대출 규제 완화 ▲부동산 세제 완화 ▲임대차보호법 3법 개정 등이 추진된다.
윤 당선인은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주도의 개발이 불가피한 만큼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정비기본계획 수립 이후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재건축안전진단 기준이 높다보니 재건축의 진척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구조안전성 가중치 비중을 낮춰 사업을 독려한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통해 거둬들이는 부담금도 완화한다. 윤 당선인 측은 이같은 규제 완화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심에서 최대 47만호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출규제 완화 작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은 금융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80%까지 완화해 먼저 실수요자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한다. 다만 가계대출 확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 세제도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 정부에서 양도소득세가 지나치게 높다보니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보유하고 오히려 증여 등 부작용만 속출했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판단이다. 이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1주택자에 대한 세율을 현 정부 이전 수준으로 대폭 완화된다.
양도소득세를 최대 90%까지 단계적으로 감면하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절반을 감면하기로 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로 낮추고, 1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깎아주겠다는 내용의 공약은 선호도가 높았다.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도 재검토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주택 수급을 시장경제에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책 마련과 정부와 국민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며 "국민들이 주거문제로 고통 받지 않고 정책 시그널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동산 TF를 가동해 일관성 있는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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