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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주사 '포항' 설치 논란 지속…"과도한 정치권 개입"


졸속 처리된 '합의'…정치적 이해관계 뒤섞인 강압적 합의 지적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포스코가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서울·수도권 설립 반대 의견을 전격 수용하면서 포항 지역사회와 벌여왔던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치권 입김이 강했다는 점은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5일 포항시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소재지를 오는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할 것을 합의했으며,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은 시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호 협의해 추진키로 했다.

서울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서울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이로써 포스코는 지역사회와 미래 발전을 위해 적극 상생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되찾음과 동시에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가로막아 국가 균형 발전을 저해하려던 기업이란 오명도 함께 씻어버리는 등 깔끔한 매듭을 짓게 됐다.

하지만 민간기업인 포스코가 주주총회를 통해 투표로 결정한 사안임에도 불구, 정치권이 과도하게 개입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 및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서울에 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포항 지역사회와 포스코 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 실제로 포항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종교단체 등은 지주사 서울 설립 반대를 외치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이에 포스코는 모든 측면에서 변함없이 포항지역 사회에 기여할 것이란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인력 유출과 세수 감소 우려, 신사업 투자 등에서 포항이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더욱이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등 주요 대선 주자들까지 포항 민심 달래기에 가세하자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가중됐고, 포스코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포스코와 포항시 간 지주사 및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립 합의가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점 등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뒤섞인 강압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한다.

합의안이 도출된 날 김정재 의원(국민의힘) 측은 '포스코가 포항지역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이 보도자료 내용 속 ▲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 '긍정적' 추진 ▲이사회 및 주주 설득과 의견수렴 등이 명시돼 있다는 점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즉, 포스코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립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전달하고 합의점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러 간 자리던 반면, 정치권은 성과 도출에만 급급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려 온 포스코의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합의는 정치권에서 민간기업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고 꼬집었다.

/오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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