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로스트아크'가 한국 역할수행게임(RPG)의 무덤으로 불리우던 북미와 유럽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의 PC 온라인 게임이 서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건 2017년말 '배틀그라운드' 이후 5년여 만으로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대표 지원길)가 지난 11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한 북미·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로스트아크의 최대 동시 접속자가 13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틀그라운드(320만명)에 이어 역대 스팀 최대 동시 접속자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RPG 장르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기도 하다.
로스트아크는 정식 서비스 이전에도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 게임은 정식 론칭에 앞서 판매한 '파운더스 팩'이 얼리액세스 전까지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달성한데 이어 얼리엑세스 개시일인 9일(국내 시간)에만 35만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파운더스 팩은 정식 론칭보다 3일 먼저 플레이할 수 있는 얼리액세스권을 포함한 상품이다.
로스트아크는 또한 얼리액세스 1일차부터 53만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해 스팀 플랫폼에서 현재 가장 많이 플레이 되고 있는 게임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는 국산 MMORPG에게 벽으로 느껴졌던 서구권 시장에서의 전례 없는 성과다.
글로벌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도 로스트아크 관련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 시청자 수가 127만명에 달해 전체 방송 주제 중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 자체의 인기는 물론 방송을 통해 즐기는 이용자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판타지풍 MMORPG이다. 몰려드는 적들을 베고 찌르는 핵앤슬래시 방식의 전투를 가미했다. 지스타 2014 때 일반에 첫 공개돼 이목을 끌었으며 당시 관련 영상이 해외에도 소개돼 단숨에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해외 시장에 언제 출시되는지 문의가 잇따를 정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로스트아크는 정식 출시 전 북미 유럽에서 진행한 비공개테스트(CBT)에서 동시접속자 8만8천명대를 기록하며 당시 스팀 7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다. 아울러 해당 테스트를 접한 이용자 96%가 가장 높은 평가인 '압도적 긍정적'을 내렸다.
이처럼 북미 유럽에서 초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로스트아크의 장기 흥행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해 4년여 간 각종 콘텐츠들이 축적돼 있는 만큼 현지 업데이트는 문제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북미 유럽에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국내 부흥을 이끈 '군단장 레이드' 등 핵심 콘텐츠가 아직 제공되지 않은 버전으로 추후 현지 동향 등을 분석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과금 모델은 탈것과 아바타(외형 아이템), 펫 등 게임 밸런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세상의 모든 RPG팬들을 위해 개발을 시작했던 로스트아크의 초심이 세계의 많은 모험가 분들에게 전달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며 "로스트아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국내 모험가 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인 권혁빈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의 포부도 회자되고 있다. 권 CVO는 로스트아크를 처음 공개한 2014년 11월 로스트아크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내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산업이 위축돼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명성도 퇴색되고 있다"며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다시 한 번 노력해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일으켜 보이겠다"고 자신한 바 있다. 권 CVO는 이러한 공언을 한지 8년여 만에 로스트아크로 서구 시장을 정복한 셈이다.
/문영수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