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지난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던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기세를 몰아 올해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올해 수주 목표치를 174억4천만 달러(약 21조원)로 올려 잡았다. 이는 지난해 초 세운 수주 목표(149억 달러)보다 17% 가량 늘린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두 회사 역시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올려 잡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처럼 국내 조선 3사가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데는 지난해 흡족한 수주 성적표를 받아 들어서다. 실제로 조선 3사의 지난해 수주액 총규모는 458억 달러(약 54조5천억원)로 목표액이었던 317억 달러(약 37조원) 대비 45% 초과 달성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한국조선해양은 226척을 약 228억 달러에 수주해 연간 목표치(149억 달러)의 152%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80척을 약 122억 달러에 수주해 연간 목표치(91억 달러)의 34%를 초과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60척을 약 107억7천만 달러에 수주해 연간 목표치(77억 달러)의 40%를 넘어선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5일 우리나라 조선 산업이 2021년 한 해 동안 1천744만CGT를 수주해 2013년(1천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주 실적은 2020년(823만CGT) 대비 1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직전인 2019년(958만CGT) 대비 82% 증가한 수주 실적이다.
이 같은 수주 실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국내 조선사들이 건조 기술에 강점을 지닌 친환경연료 추진 선박 발주가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수주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전 세계 발주량 1천940만CGT(302척) 중 65%에 해당하는 1천252만CGT(191척)를 우리나라가 수주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친환경선박도 전 세계 발주량 1천709만CGT 중 64%에 해당하는 1천88만CGT를 우리나라가 수주해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글로벌 발주 전망은 밝지 않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23.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거나 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데는 고부가·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상당 수준의 발주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서다. 더욱이 신조선가지수가 지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한몫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연간 수주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잡았다가 예상과 달리 시황이 좋지 않아 수정한 적도 있어서 많은 조정이 이뤄지진 않을 것 같다"며 "현시점에서 봤을 때 지표들이 긍정적이라 지난해보단 공격적으로 수주 목표치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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