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쿠팡이 3자물류(3PL) 사업을 구상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누적적자가 5조원에 육박하며 쿠팡의 흑자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쿠팡은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3PL 업무를 담당할 부장급 직원을 모집했다. 국제 물류와 3PL 운송과 관련한 창고 관리, 운송 수단 구입 등의 업무를 관리할 전문가를 구한 것이다.
3PL이란 물품 보관부터 포장 및 배송까지 물류업무 전반을 대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통 쿠팡 직매입 혹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풀필먼트의 하위단계로 이해된다.
◆ 쿠팡, 물류 인프라 활용한 3PL 사업으로 흑자전환 시동거나
이 때문에 쿠팡이 3PL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은 이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택배 사업자 자격을 확보하고 있다. 또 이미 전국 170여 곳의 배송 및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사업간 호환성도 뛰어나다.
또한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부산, 청주, 김해, 창원, 완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해당 지역사회에 1만3천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조 5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투자 계획에 따라 쿠팡은 상품 관리, 배송 동선 최적화 등 유통산업에 정보통신기술(IT)을 융복합한 첨단물류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물류센터의 경우 오픈마켓 확대를 위한 풀필먼트 활용이 불가피해 3PL 사업이 소극적인 편이었지만 물류센터가 더 많아지면 사업은 가능해진다.
증권업계에선 쿠팡이 조만간 3자 물류 사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설립 이래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던 쿠팡이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단기간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사업 부문이기 때문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아마존처럼 3자 판매자에게 로켓배송을 개방함으로써 물류를 위탁받는 배송서비스로 물류 시장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라며 "쿠팡은 이미 전국 배송망을 갖추고 있어 택배업체와 당장 경쟁이 가능하며 단시일에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라이브커머스·로켓프레시도 지속 '강화'
라이브 커머스 사업도 확대 중이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이제 초기 단기여서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천억원대였던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3년엔 1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액 기준 2020년 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161조원인 데 반해 아직은 미미한 시작 수준이라 이커머스 업계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쿠팡도 최근 라이브커머스 판매자를 적극 모집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올 초 쿠팡라이브를 시범 운영한 이후 최근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사업자들에게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안내하고 판매자를 모집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쿠팡 역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라이브커머스를 오픈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쿠팡의 신선식품 카테고리도 지속 강화한다. 쿠팡이 2018년 10월 런칭한 로켓프레시는 공산품 배송에 특화된 쿠팡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이다. 신선식품 부문은 쿠팡이 전문화해야할 도전과제로 인식돼 왔다. 신선식품에 특화된 SSG닷컴과 마켓컬리가 쿠팡의 로켓프레시를 주시하는 이유다.
쿠팡의 식품 강화 전략은 국내 온라인 침투율(전체 소비지출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월 기준 37%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42%로 올라간다. 품목별로 보면 비(非)식품은 49%에 이르지만 식품은 여전히 25%에 그친다.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한 비(非)식품과 달리 식품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쿠팡의 신선식품 영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면서 호조세를 그리고 있다. 올 2분기 로켓프레시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로켓프레시 연간 매출은 20억달러(약 2조3천15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통한 플랫폼 지배력을 강화하자 쿠팡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흑자전환을 위해 사업 다각화와 대규모 투자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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